택배사, 분류 전담인력 투입…밤 9시 이후 심야배송 제한

입력 2021-01-21 17:23   수정 2021-01-22 03:25

택배업계 노사가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해 택배 분류작업은 택배사가 책임지기로 합의했다.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밤 9시 이후 심야배송도 제한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로 설 연휴를 앞두고 예고된 택배 파업은 철회됐다. 다만 합의안에 택배운임 현실화 추진이 포함돼 현재 평균 3000원 수준인 택배비가 오를 것으로 보인다.

택배사와 택배연대노조, 정부 등이 참여한 사회적 합의기구는 21일 새벽 정부 중재안에 최종 합의하고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회의실에서 ‘과로사 대책 1차 합의문’을 발표했다.

이 합의문에는 실질적인 과로 방지대책을 위한 △택배 분류작업 설비 자동화 △택배기사의 작업 범위 및 분류 전담인력 투입 △택배기사가 분류작업을 수행하는 경우의 수수료 △택배기사의 적정 작업조건 △택배비·택배요금 거래구조 개선 △설 명절 성수기 특별대책 마련 등의 내용이 담겼다.

특히 과로사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분류작업은 택배노동자의 기본 작업 범위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택배사는 앞으로 분류작업 설비 자동화를 추진하고 그전까지는 분류 전담인력을 투입해야 한다. 택배기사가 불가피하게 분류작업을 수행하는 경우에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급하도록 했다. 그동안 ‘공짜노동’으로 불리는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하기로 한 것이다.

택배노동자의 작업시간도 조절했다. 주 최대 60시간, 하루 최대 12시간을 목표로 정했다. 불가피한 사유를 제외하고는 밤 9시 이후 심야배송을 제한하기로 함으로써 적정 작업시간을 보장했다.

특히 합의문에는 “국토교통부는 택배운임 현실화를 추진하며 화주와 관계부처는 적극적으로 협력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번 합의를 통해 택배 분류작업 설비 자동화, 택배 분류작업 전담인력 고용과 택배기사 추가수당 지급 등 다양한 인상 요인이 발생한 만큼 택배비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토부는 택배비 인상안도 연구용역을 통해 검토할 방침이다. 변창흠 국토부 장관은 이날 택배업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1차 합의를 토대로 앞으로도 추가 과제에 대해 노사가 상생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진석/백승현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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