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거대한 친환경 자동차 기업으로 변신 중이다. 새로운 시대를 맞아 기업의 포트폴리오가 급변하고 있다. 지난해 주인공은 전기차 배터리 세계 1위 LG화학이었다. 지난해 초 30만원대였던 주가가 올해 초 100만원을 돌파했다. 이어 LG전자가 바통을 넘겨받았다. 작년 말 세계 3대 자동차 부품 기업인 마그나와 합작법인을 설립한다는 소식에 주가는 약 한 달 만에 두 배로 뛰었다. 21일에는 LG디스플레이가 합류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날 9.65% 오른 2만3300원을 기록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을 강화한다는 소식이 호재였다. 글로벌 주식 시장의 화두가 되고 있는 모빌리티, 친환경 테마에 올라탔다는 평가다.
글로벌 시장은 탄소중립을 앞세운 ‘그린 테마’에 열광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취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즉각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은 상징적이다. 백신 효과와 경기부양책까지 더해져 경제가 정상화될 것이란 기대도 확산되고 있다.
이 테마들이 집중된 곳은 모빌리티 부문이다. 친환경차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앞두고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치열하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완성차업계와 정보기술(IT)·소프트웨어 기업의 합종연횡도 이어지고 있다.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애플이 애플카를 출시하기 위해 현대·기아차와 손잡을 것이라는 기대에 현대·기아차 주가는 올해 각각 35%, 40% 올랐다. 제너럴모터스(GM)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율주행차를 위해 손잡는다는 뉴스에 GM 주가는 지난 19일 하루 만에 10% 가까이 뛰었다.
기존 강자인 테슬라 주가는 1000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월가의 자산운용사 오펜하이머는 20일 테슬라 목표주가를 486달러에서 1036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친환경 에너지 관련주의 인기는 아시아에서도 뜨겁다. 아시아 최대 풍력발전 개발사 용원전력은 올 들어 홍콩증권거래소에서 64% 올랐다. 박용대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향후 5년 동안 중국에서만 매년 70~80GW 분량의 풍력·태양광 에너지 발전설비가 설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최대 태양광 업체인 융기실리콘은 지난해 주가가 271% 오른 데 이어 올해에도 17% 상승했다. 국내에서는 태양광 대표 종목인 한화솔루션이 지난해 154% 올랐고, 올해 상승률도 23%에 달했다.
1년 전 마이너스까지 떨어졌던 유가가 반등하면서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주가는 작년 말 대비 21%나 상승했다. 전기차 배터리를 제조하는 SK이노베이션은 유가 반등으로 실적 개선까지 기대되면서 올해 주가가 44% 올랐다. 하늘길이 끊기면서 큰 타격을 받은 항공주도 반등을 시작했다. 영화관, 외식업 등 ‘코로나 피해주’도 주식 시장에서는 회복을 시작했다. 미국 최대 극장 체인인 AMC는 올해 40.49% 급등했다.
고재연/박재원/전범진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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