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채 깃발만 가득"…삼엄 경비속 바이든 취임식 열려

입력 2021-01-21 01:53   수정 2021-02-20 00:3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는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축하 인파 없이 삼엄한 경비 속에 유례없는 취임식 풍경을 연출했다.

테러 우려에 따라 극도로 강화된 보안과 코로나 문제로 일반인 출입이 통제되면서 취임식장인 의사당과 백악관, 인근 구역에 이르는 도로는 모두 폐쇄됐다.

통상 취임식 때 수많은 군중이 몰리는 명소인 의사당 앞 내셔널몰도 폐쇄돼 사람의 발길이 끊겼다. 대신 이곳에는 19만1500개의 성조기와 미국 50개 주 자치령 깃발이 꽂혔다.

'깃발의 들판'으로 이름 붙여진 이 공간은 코로나와 보안 문제로 취임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미 전역의 국민을 대표하기 위해 조성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연방 의회의사당~백악관 사이 펜실베이니아 애비뉴(길)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조용하다고 보도했다. 통상 취임식이 열리는 날 이곳에서 화려한 퍼레이드가 열린다. 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퍼레이드가 화상으로 진행된다.

때문에 퍼레이드를 보려고 펜실베이니아 애비뉴나 내셔널몰에 집결했던 축하 인파도 없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첫 취임식 때는 행사장 주변에 약 200만명이 운집했다.

WP는 "마스크를 착용한 경찰 수십명이 십여명을 조금 넘는 구경꾼을 쳐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펜실베니아 애비뉴에 있는 프리덤 플라자 광장은 나무에 달린 마른 잎사귀가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고요하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워싱턴은 주 방위군과 철책, 검문소가 있는 요새로 변모했다"며 의사당과 백악관 주변의 보안 인력이 취임식에 오는 축하객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알렸다.

워싱턴DC에는 약 2만5천 명의 주 방위군이 투입돼 경찰과 함께 시내 곳곳을 순찰하며 검문 검색에 나섰다.

미 전역에서 투입된 2300여 명의 법 집행 인력도 미 비밀경호국(SS) 주도의 보안 작전을 지원하고 있다고 CNN방송은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사건에 따른 안보 우려와 코로나 여파로 인해 평상시 취임식의 화려함은 사라졌다"며 "워싱턴DC에는 대규모 보안 인력이 집결해 긴장 상태로 취임식에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NBC는 "바이든 당선인은 의사당 폭동 이후 강화된 보안 속에 긴장감이 감도는 워싱턴DC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팡파르를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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