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훈은 2020~2021시즌에 힘을 쓰지 못했다. 총 7개 대회에 나섰지만 예선을 통과한 것은 지난해 10월 열린 CJ컵과 조조 챔피언십뿐이다. 작년 12월 마야코바 클래식에서 또다시 커트 탈락한 안병훈은 6주간의 겨울 훈련에 돌입했다. 그는 승부수를 던졌다. 스윙 코치를 데이비드 레드베터에서 션 폴리로 교체한 것. 폴리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간 PGA투어에서 통산 10승을 거둔 저스틴 로즈의 스윙 코치로 활동했다. 2010~2014년에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스윙 코치를 맡기도 했다.
안병훈의 실험은 일단 성공한 듯 보인다. 그는 이날 높은 샷 적중률을 기록했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78.57%였고, 그린 적중률은 83.33%에 달했다. 마야코바 클래식에서 그의 페어웨이 안착률과 그린 적중률은 각각 53.57%, 61.11%에 불과했다.
안병훈은 “더 나은 셋업을 만들기 위해 클럽 페이스를 놓는 방식과 각도 조절 등 작은 것들을 바꿨다”며 “나 자신의 스윙을 이해하는 데 션이 큰 도움을 줬다”고 만족해했다. 이어 “볼의 스핀양을 줄이기 위해 훈련한 것이 효과를 봤다”며 “오늘처럼 경기를 잘하면 올해는 PGA투어 첫 승을 올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시우(26)는 물오른 퍼트감을 앞세워 선두 경쟁에 합류했다. 김시우는 이날 이글 1개, 버디 4개를 묶어 6언더파를 치며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반에만 3타를 줄인 김시우는 후반에는 5번홀(파5)에서 약 10m 거리의 이글 퍼트를 홀에 집어넣으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8번홀(파4)에서 또 하나의 버디를 추가해 첫날을 6언더파로 마무리했다. 앞서 하와이에서 열린 소니오픈에 출전해 1·4라운드에서 보기 없는 경기를 펼친 김시우는 최근 2개 대회에서 세 번이나 ‘보기프리’ 경기를 선보였다.
지난 시즌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PGA투어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었던 임성재(23)도 선두 추격에 나섰다. 그는 이경훈(30)과 함께 4언더파 68타를 쳐 공동 15위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스폰서 추천으로 대회 출전의 기회를 잡은 김주형(19)은 니클라우스 토너먼트 코스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공동 39위를 기록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