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금융 부문의 부패 문제 대응과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라고 주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빈부 격차가 확대되고 부동산 가격이 치솟으면서 악화되고 있는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4일 경제전문매체 차이신 등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22일부터 이날까지 사흘에 걸쳐 중앙 기율검사위원회(중앙기율위)를 열었다. 중웅기율위는 공산당의 최고 감찰기구로 반부패 지휘부에 해당한다. 이번 회의에는 시 주석을 비롯해 리커창 총리 등 중국 최고위급 지도자인 7명의 상무위원, 중앙·지방 기율위원회 책임자 130여명이 참석했다.
중앙기율위 개막 전날인 21일 톈진시 고급인민법원은 현대 중국 사상 최대 규모의 뇌물 범죄를 저지른 라이샤오민 전 화룽자산관리 회장에 사형을 선고했다. 라이 전 회장은 2008∼2018년 17억8800만위안(약 3000억원)의 뇌물을 받고 법적인 배우자 외에 다른 여성과 부부로 지낸 중혼 혐의로 기소됐다. 중국 지도부는 이를 계기로 강도 높은 반부패 캠페인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회의에서 특히 금융 분야의 감시와 내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은 국민 경제의 맥으로 국민 생활 전반과 연관이 깊다"며 "금융 부패는 시장 위험과도 얽혀 있어 사회 체계에 리스크를 유발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 감독기구와 중앙·지방 간부는 부패와 리스크 문제의 연결점을 잘 관리하고 감시와 내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금융당국은 최근 대형 국유기업의 부실에 대해선 지원을 중단하는 등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다. 국유기업의 부적법한 회사채 발행이나 대출에 관여한 이들에 대한 대대적 조사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은행보험감독위원회에 접수된 고소·고발 신고는 1231건에 달하며, 은보감회는 16명의 관리자급 간부를 포함해 164명을 징계했다.
중국에선 지난해 대도시 집값은 더 오르고 지방 소도시와 농촌 집값은 하락하면서 양극화가 더욱 심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실적 격차도 확대됐다. 이에 중국 지도부는 올해 핵심 경제 정책으로 대기업의 반독점 규제와 부동산 안정을 제시하기도 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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