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기원은 17세기 네덜란드…한국선 1996년 본격화

입력 2021-01-24 17:13   수정 2021-01-25 01:15

보유하고 있지 않은 증권을 파는 공매도는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처음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네덜란드는 혁신의 상징이었다. 최초의 주식회사인 동인도회사는 물론 최초의 증권거래소도 네덜란드에서 탄생했다. 자본주의의 최첨단을 달렸다고 할 수 있다. 공매도도 이곳에서 시작됐다.

1608년 네덜란드 상인 아이작 르 마이어는 동인도회사에서 쫓겨난 것에 앙심을 품고 주가를 떨어트릴 계획을 세웠다. 그는 다른 주주들과 동인도회사 주식을 빌려서 판 뒤 나중에 사서 갚아 주기로 계약을 맺었다. 주식을 대거 내다팔면서 영국 함대의 공격 소식 등 유언비어도 함께 유포했다. 주가가 급락하자 네덜란드 당국은 서둘러 공매도 규제에 나섰다. 공매도의 시작이었다.

한국에서는 1969년 2월 신용융자와 함께 공매도할 주식을 빌릴 수 있게 하는 신용대주 제도가 도입되면서 공매도가 가능해졌다. 공매도는 신용융자와 대칭적인 성격을 띤다. 학계에서는 신용융자와 공매도는 타인의 자산을 빌려 매매차익을 얻는다는 점에서 같은 특성을 지닌 것으로 평가한다.

국내에서 공매도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것은 1996년 9월 코스피200 선물옵션시장 개설과 함께 기관투자가 간 주식 대차거래가 허용되면서부터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7월부터는 외국인의 대차거래 참여가 허용됐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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