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 의원을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나 사퇴한 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지난해 여성신문 창간 축사에서 "성폭력, 성차별이 없는 성평등 사회를 향해 정의당과 여성신문이 함께 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해 11월13일 "여성주의를 지향하는 정의당"이라며 여성신문 32주년 창간을 이렇게 축하했다. 그러면서 "2020년이 "낙태에 죄를 씌우지 않는 역사적인 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이 같은 축사를 보낸 지 2개월만에 서울 여의도동에서 같은 당 소속 장혜영 의원을 면담한 뒤 성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 의원은 성추행 발생 3일 뒤 정의당 배복주 젠더인권본부장에게 관련 사실을 전했다. 정의당은 조사를 진행하고 이날 김 대표를 직위 해제했다.
김 대표는 이날 입장문에서 "피해자가 원치 않고 전혀 동의도 없는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행함으로써 명백한 성추행의 가해를 저질렀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변명의 여지가 없는 행위였고 피해자는 큰 상처를 받았다"며 "피해자께 다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했다.
김 대표는 "용서받지 못할 제 성추행 가해행위로 인해 피해자는 너무도 큰 상처를 입었다"며 "특히 피해자는 평소 저에 대한 정치적 신뢰를 계속해서 보여주셨는데 저는 그 신뢰를 배반하고 신뢰를 배신으로 갚았다"고 했다.
김 대표는 "제가 지금 어떠한 책임을 진다 해도 제 가해행위는 씻기가 힘들다"며 "향후 제 행위를 성찰하고, 저열했던 저의 성인식을 바꿔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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