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보상 중기부에 맡긴 文에…김종인 "그럴 능력 없는 부처"

입력 2021-01-26 16:22   수정 2021-01-26 16:23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당 소상공인 간담회에서 "어제 문재인 대통령이 중소벤처기업부에 코로나 손실보상을 위한 제도를 만들어 오라는데 나는 그거 번짓수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중기부가 그런 걸 해낼 능력있는 부처가 아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기획재정부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이) 가능한 예산 범위 내에서 조치하라고 하는데 홍남기 부총리는 예산 중에 그런 걸(손실보상) 할 수 있다고 얘기를 안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코로나19 방역 관련 부처 업무보고에서 손실보상제 법제화를 지시하며 "중기부 등 부처와 당정이 함께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동안 손실보상제를 반대한 기재부를 사실상 '패싱'하고 중기부를 추진 주체로 언급하면서 이 제도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정세균 국무총리의 손을 들어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이 보다 강력한 의지 가지고 이 사태를 제대로 극복해야 코로나 이후 우리 경제를 정상화 시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며 문 대통령이 긴급재정명령권을 행사할 것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소상공인 부가가치세 신고 자료를 근거로 하면 보상 기준은 쉽게 정한다"며 "실질적으로 (정부가) 어떤 조치 할지는 모르겠는데 전혀 기본 방향 설정이 안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계속해 정부에 문제 해결을 촉구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부처들과 '기싸움'을 할 게 아니라 대통령이 갖고 있는 권리를 활용해 더 적극적으로 재정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김 위원장은 "다른 나라 예를 봐도 세금으로 (재정을) 충당할 수 있는 여력이 없으면 빚을 내서라도 극복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그런데 (정부가) 이것에 대해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기 때문에 소상공인들이 어려운 상황을 겪으면서 미래가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손실보상 제도화의 추진 주체는 중기부가 아닌 기재부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손실보상의 주무부처는 당연히 국가재정을 담당하는 기재부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최근 대선 출마 의사가 있다는 정치인 총리(정세균 국무총리)와 경기도지사(이재명 지사)가 '이 나라가 기재부 나라냐'고 경제부총리를 겁박했다"며 "하지만 국가재정은 세금이고 미래세대가 갚아야 할 빚이므로, 손실보상을 얼마나 할 것이냐는 재정의 책임부처인 기재부가 하는 게 옳다"고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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