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망 주파수 기업에 개방…삼성·네이버 기지국 생긴다

입력 2021-01-26 17:06   수정 2021-01-27 00:44

네이버, 삼성전자 등 일반 기업이 공장이나 건물에 5세대(5G) 이동통신망을 스스로 구축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기업 맞춤형 ‘5G 특화망’을 활성화해 5G를 기반으로 디지털 혁신 속도를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5G 전국망은 2022년까지 조기 구축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6일 제4차 5G플러스(+)전략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2021년도 5G+ 사업 추진계획을 확정했다. 5G+전략위원회는 5G 활성화를 위해 구성된 범부처 민관 합동 의사결정기구다.

“기업 간 경쟁 촉진 필요”
과기정통부는 5G 기술이 산업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할 수 있도록 5G 특화망을 도입하기로 했다. 5G 특화망은 특정 지역에 도입하려는 서비스에 특화된 맞춤형 네트워크다. 그동안 기업이 공장이나 건물에서 기업용 5G망을 이용하려면 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5G망을 빌려야 했지만 앞으로는 기업이 직접 주파수를 할당받아 기지국을 구축해 산업 현장에 활용할 수 있다.

2019년 4월 5G 상용화 이후 통신 3사가 5G망을 활용한 기업용 서비스를 들고나왔지만 아직까지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게 정부의 평가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5G 특화망 구축을 통신사 단독으로 할 경우 경쟁 부재로 투자가 위축, 지연되고 글로벌 기업용 시장을 선점당할 우려가 있다”며 “통신사 외 지역 5G 사업자, 수요 기업 등으로 확대해 경쟁을 촉진하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상용화되지 않은 28㎓ 대역을 5G 특화망 용도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미 통신 3사가 할당받은 26.5~28.9㎓ 대역과 붙어 있는 28.9~29.5㎓ 사이 600㎒ 폭이 대상이다. 수요 기업 요청에 따라 최대 600㎒ 폭을 모두 쓸 수도 있고, 10~100㎒ 등으로 쪼개서 받을 수도 있다. 3월까지 5G 특화망 공급방안을 마련해 상반기 내 주파수 공급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업계에선 네이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삼성SDS, SK(주)C&C 등이 5G 특화망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자체 5G망을 구축해 스마트공장 운영, 자율주행차 연구 등에 활용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는 초기 시장 형성을 위해 항만, 국방 등 공공 부문에서 5G 특화망을 활용한 서비스 모델을 발굴키로 했다.
내년 말까지 5G 전국망 조기 구축
정부는 5G 기반 디지털 혁신을 본격화하기 위해 내년 말까지 5G망을 전국에 구축한다는 계획도 이날 의결했다. 올해는 85개 시 주요 행정동과 지하철, 고속철도(KTX) 역사, 다중이용시설 4000여 곳에 5G망을 깔기로 했다. 농어촌 지역에서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통신 3사 간 망을 공유하는 ‘농어촌 5G 로밍 계획’을 올 1분기에 마련한다.

5G 융합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관련 산·학·연과 부처가 함께 참여하는 ‘5G+ 이노베이션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실감콘텐츠, 자율주행차, 스마트공장, 스마트시티, 디지털 헬스케어 등 분야에서다. 올해 1655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1분기에 정책협의체를 구성키로 했다.

모바일 에지 컴퓨팅(MEC) 기술도 5G망에 적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발굴한다. MEC는 이용자의 데이터를 중앙 서버까지 옮기지 않고 기지국 등 물리적 거리가 가까운 곳(에지)에서 처리하는 기술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빨라지고 트래픽을 효과적으로 분산해 맞춤형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다. 내년까지 15개 이상 분야에 MEC를 적용한 5G 서비스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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