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빠르게 자리 잡았다. 창업 3년 만에 연매출 35억원을 거뒀다. 올해는 100억원을 넘길 전망이다. 불가사리를 원료로 한 콜라겐 화장품 사업도 준비 중이다. 대규모 자금 유치에도 성공했다. 작년 초 20억원의 ‘시리즈A’ 투자를 받았고 현재 100억원 규모 안팎의 ‘시리즈B’ 투자가 논의 중이다. 양 대표는 “소셜 벤처가 지원금으로 연명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싶다”며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요즘에는 사업성을 갖춘 소셜 벤처도 많다. 스타스테크처럼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돈도 잘 버는 곳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 유능한 창업자들이 사회 문제 해결을 창업 아이템으로 속속 잡고 있는 데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차원에서 이들을 체계적으로 돕는 대기업도 늘고 있는 영향이 크다.
국내에선 SK 지원이 두드러진다. SK는 최태원 회장 지시로 2014년부터 소셜 벤처를 지원 중이다. 정부와 다른 점은 사업을 꽃피울 수 있게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SK는 우선 이들이 얼마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지 측정하는 데 많은 노력을 한다. 사회문제 해결을 많이 할수록 인센티브를 많이 준다. 매출, 이익처럼 재무제표에 나오는 숫자가 아니라 별도 측정법을 개발해 쓴다. 작년 총 200개 기업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106억원의 인센티브를 받아갔다. 이들이 창출한 사회 성과는 59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스테크도 작년 사회성과인센티브 대표 기업으로 선정된 곳이다.
SK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소셜 벤처 간 사업을 합치고 규모를 키워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놔주고 있다. 작년 7월 공모전을 통해 유니콘 기업 후보 6곳을 선발했다. 사회적 문제 해결과 사업 성장이 동시에 가능해 보이는 곳 위주로 뽑았다. 예컨대 ‘로켓펀치’와 ‘엔스파이어’는 집 근처 개인 사무실이란 새로운 개념의 ‘집무실’ 서비스를 선보여 뽑혔다. 공유오피스와 일견 비슷해 보이지만, 핵심 상권이 아니라 집 근처 주거지란 ‘편의성’과 공유 오피스에 비해 훨씬 작은 1인 전용 사무공간이 제공된다는 ‘경제성’이 더해져 사업성이 충분할 것으로 SK 측은 판단했다. SK 관계자는 “SK 내부 구성원조차 요즘은 비즈니스 모델 개발 시 사회적 문제 해결을 우선순위에 놓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액셀러레이터 ‘엘캠프 1기’ 출신 보맵은 2016년 사업 초기 보험 소비자들이 가장 불편해하는 보험금 비대면 청구 서비스를 개발했다. 스마트폰으로 영수증, 진단서 등을 소비자가 올리면 보맵이 대신해 보험료를 청구해줬다. 이후 사업은 빠르게 확장됐다. 개인 맞춤형으로 보험 상품을 추천해주고, 사용자의 건강 분석까지 돕는다. 보맵은 보험과 첨단기술을 접목한 인슈어 테크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해조류를 재료로 대체육을 개발한 NH노바텍, 세계 최초로 음파 결제를 상용화한 모비두 등도 소셜 벤처에 가깝다.
포스코가 2019년 10월부터 운영 중인 사내 벤처 ‘포벤처스’ 프로그램도 상당수가 사회문제 해결을 목표로 한다. 폐플라스틱과 제철소 부산물을 융합해 복합소재를 제조하는 이옴텍, 도시 주차난 해소를 목표로 한 주차타워 솔루션 업체 포스파킹솔루션, 산업 공정에서 버려지는 200~400도의 폐열을 활용해 발전설비 구축에 나선 포젠스 등이다. 이 가운데 이옴텍은 작년 11월 국내 최대 규모 스타트업 경진대회 ‘K-스타트업’에서 예비창업 부문 최우수상을 받아 사업성을 입증받았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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