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켐트로닉스 주가는 26일 2만8450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10월 26일(1만6950원)에 비해 3개월 만에 약 68% 뛰었다. 자율주행 기술과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재 등 그간 공들인 신사업이 올해 본격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응수 켐트로닉스 전무는 “2014년부터 공들인 자율주행 사업이 올해 제대로 결실을 보기 시작한다”며 “국산화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재도 하반기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켐트로닉스는 창업자 김보균 회장이 1983년 세운 신영화학이 전신이다. 2000년 지금의 사명으로 문패를 고쳐 달았고, 2007년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현 주가는 상장 이후 최고 수준이다. 김 회장의 장남인 김응수 전무가 이끌고 있는 자율주행사업이 일등공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완벽한 자율주행을 구현하려면 차량 간 통신은 물론 차량과 사물 간 통신도 필수다. 켐트로닉스는 이를 아우르는 통신기술(V2X)을 구현하는 모듈과 차량용 단말기(OBU), 도로용 기지국(RSU) 등을 생산하고 있다. 자율주행자동차 도시를 지향하는 판교제로시티를 비롯해 세종시 자율주행차 인프라 구축 사업, 제주 버스정보시스템(BIS), 대구 수성 알파지구 등에 OBU와 RSU 등을 공급했다. 서울을 비롯한 대부분 광역시가 켐트로닉스 제품으로 지난해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이들 지방자치단체가 올해 본사업에 나서면서 주문 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전무는 “2025년까지 전국 고속도로와 국도·지방도로 약 3만㎞에 RSU가 설치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프라가 갖춰지면 완성차 업체들도 신차에 OBU를 장착해 앞으로 5~10년간 관련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켐트로닉스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기능의 ‘서라운드뷰모니터링(SVM)’도 양산 중이다. 차량 주변을 사각지대 없이 360도 영상으로 구현해주는 제품이다. 현재 르노삼성의 SM6, QM6, XM3 등 5개 모델에 장착되고 있다. 올해 안에 다른 완성차 업체로 공급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자회사 넥스비를 통해 지분 100%를 75억원에 인수한 비욘드아이(옛 KSS-이미지넥스트)가 고객 다변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에 국내 최초로 서라운드뷰 솔루션을 공급한 이 회사가 중국 지리자동차, 영국 로터스 등 다양한 기업과 거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체 개발한 화학 소재 사업도 기대주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분야에 적용되는 소재로 올 하반기 양산에 들어갈 전망이다. 수입에 의존하던 것을 켐트로닉스가 국산화했다.
켐트로닉스의 올해 매출은 50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는 3분기까지 매출 3869억원, 영업이익 156억원을 각각 거뒀다. 작년 연간 매출은 창사 후 처음으로 5000억원을 넘은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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