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메트라이프생명 콜센터에 전화하면 이런 안내 음성이 흘러나온다. 올 들어 변액보험 관련 문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늘어나면서 상담 지연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변액보험의 펀드 변경 문의만 따지면 문의전화 증가율이 75%에 달한다. 주식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변액보험 가입자들의 자산운용 지시(펀드 교체 주문)가 급증한 결과다.
대부분 변액보험은 가입자의 운용 지시에 따라서만 투자가 이뤄진다. 가입 당시에 채권형 펀드를 선택했다면 보험사들은 주가 움직임 등 경제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초기 운용 지시에 따라 채권에만 보험료를 투자한다. 2010년 이후 7년간의 ‘박스피(박스권+코스피)’ 시기를 거쳤고 지난해 3월 코로나19 여파로 코스피지수가 한때 1400대까지 급락하면서 변액보험 가입자들은 주식형 펀드를 선호하지 않았다. 상당수 가입자가 10년 이상 보험을 유지하면 전액 비과세 혜택(최대 월납 150만원, 일시납 1억원)을 누릴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해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업계 관계자는 “매달 한 번씩 수익률을 카카오톡 등으로 알려주고 있는 것도 운용 지시가 늘어난 배경”이라며 “주가가 이렇게 오르는데 수익률이 형편없다는 항의를 들어보면 대부분 채권형 투자자여서 주식 비중이 높은 혼합형이나 주식형을 추천해 드린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은 콜센터에서 ‘펀드 주치의’ 서비스를 통해 투자 노하우와 운용 지시 방법 등을 알려준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11월 변액보험 가입자들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안해 주는 ‘인공지능(AI) 펀드추천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다.
변액보험뿐만 아니다. 퇴직연금을 직접 굴려야 하는 확정기여(DC)형 가입자나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자들의 운용 지시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한 대형 시중은행의 경우 DC형 퇴직연금과 IPR에 대한 운용 지시는 지난해 9월 5만1992건에서 석 달 만에 9만5264건으로 증가했다. 은행 관계자는 “주식 비중을 높이려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이미 쏠쏠한 수익을 거뒀다고 생각해 주식 비중을 낮추는 경우도 꽤 많다”고 말했다.
박종서/김대훈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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