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는 매출 손실 최대 70% 보상해준다는데…돌봄·방과후강사는 '달랑 50만원'?

입력 2021-01-26 17:20   수정 2021-02-03 18:08


“필수노동자 말만 말고 처우 개선하라. 2021년 투쟁을 선포한다.”

26일 서울·부산교육청 앞에서는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주최한 학교 돌봄종사자들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지난해 11월 1차 파업을 벌인 데 이어 이날 다시 항의성 회견을 연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돌봄·보건·택배 등 필수노동자 대책을 지시했지만 현장에서는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중심이 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손실 보상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돌봄종사자를 비롯한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와 프리랜서들의 ‘상대적 박탈감’도 커지고 있다. 자영업자에게는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 데 이어 여당이 법을 만들어 피해액의 최대 70%까지를 추가로 지원하겠다는 방안이 나오고 있지만, 특고 종사자 등은 상대적으로 지원 규모가 턱없이 작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실직·휴직 등을 당한 근로자들은 자신이 낸 보험료로 만든 고용보험기금에서 실업급여를 받는 것에 비해 자영업자는 국민 세금으로 손실 지원을 받는 것에서 불거진 ‘형평성 논란’이 특고 종사자와 프리랜서까지로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지금까지 자영업자에 대해 세 차례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지원 금액은 1차 150만원, 2차 최대 200만원, 3차 최대 300만원 등 1인당 최대 650만원이다.

반면 대리운전 기사, 보험설계사, 방문판매원 등 특고 종사자 등에 대해선 지원 횟수는 같지만 지원금은 크게 차이가 났다. 특고 종사자와 프리랜서 등은 지난해 7월 1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부터 이달 3차 지원금까지 모두 받았다고 해도 총액은 250만원(1차 150만원, 2차 50만원, 3차 50만원)이다.

지원받을 수 있는 요건도 까다롭다. 그동안 1·2차 지원금을 받지 않은 특고 종사자가 3차 지원금을 받으려면 지난해 10~11월에 일을 해 50만원 이상 소득을 올렸고, 2019년 연소득이 5000만원 이하여야 한다. 또 지난해 12월 또는 올해 1월 소득이 비교대상 기간의 소득에 비해 25% 이상 감소했어야 지원 대상이 된다.

특고 종사자 지원금은 그나마도 지급 시기가 상당히 늦기도 했다. 정부의 수요 예측 실패 때문이다. 지난해 7월 1차 지원금 신청 때는 정부가 예상했던 114만 명보다 62만 명 많은 176만 건이 몰리면서 최종 지급까지는 3개월 이상이 걸렸다. 당시 직접 신청서류 심사에 참여하기도 했던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특고 종사자, 프리랜서, 영세 자영업자가 얼마나 많은지 다시 한번 느꼈다”며 행정적 준비 실패를 자인하기도 했다.

방과후강사, 방문돌봄종사자 등 일부 특고 종사자에 대한 지원은 더 열악하다. 정부는 방문돌봄종사자와 방과후강사에게 50만원을 지원하기로 하고 지난 25일부터 신청을 받고 있다. 이 중 일부가 그동안 특고 종사자 지원 대책에 포함되긴 했지만 방문돌봄종사자와 방과후강사를 특정해 직접 지원하는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그마저도 재원은 정부 예산이 아니라 지난해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금융산업노조, 은행연합회가 낸 기부금이다.

지원 대상도 턱없이 적다.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이들 돌봄서비스 종사자는 약 31만 명, 방과후강사를 포함하면 40만 명이 넘는다. 하지만 정부가 확보한 관련 예산은 460억원, 9만 명분뿐이다.

방문돌봄종사자와 방과후강사가 지원금을 받으려면 지난해 월 60시간 이상 일한 달이 6개월 이상이어야 하고 2019년 연소득이 1000만원 이하여야 한다. 고용부 관계자는 “신청 인원이 예산 범위를 초과하면 2019년 연소득을 기준으로 저소득자를 우선 지원하고, 예산 범위에서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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