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한 주상복합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한 지난해 10월. 아파트 바로 옆에 있는 메르세데스벤츠 울산전시장을 운영하는 스타자동차 유재진 회장은 현장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수백 명의 소방관이 밤샘 화재 진압 뒤 탈진한 채 전시장 옆 주차장에 드러누워 있었기 때문이다. 길바닥에 앉아 컵라면으로 허기를 달래는 소방관도 여럿이었다. 유 회장은 이날 영업을 중단하고, 전시장을 소방관들의 휴식 장소로 제공했다. 또 300인분의 한우국밥을 포함, 1000여 명에게 식사까지 지원했다.
스타자동차는 벤츠의 국내 11개 공식 딜러사 중 한 곳이다. 부산·경남 지역의 대표적인 향토 기업이기도 하다. 1996년 도이치모터스로 출발해 2000년 부산스타자동차를 거쳐 2011년 지금의 이름을 얻었다. 부산 해운대, 금정, 기장과 울산에서 각각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유 회장과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유창종 사장은 그의 아들이다.
스타자동차의 선행은 울산 화재 때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니다. 설립 이후 꾸준히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해왔다. 2015년부터 매년 울산 남구 자율방범대에 순찰 차량(1300만원 상당)을 기증한 것이 대표적이다. 2014년부터 부산 해운대구와 금정구에 매년 1000만원 규모의 환경미화원 및 도로보수원 근무복 구입비도 전달했다. 유 사장은 “지역사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산학협력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지역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것이다. 2010년 한국폴리텍대 부산캠퍼스와 산학협력 협약을 맺은 데 이어 부산자동차고, 경남정보대, 동의과학대 등과 잇따라 협약을 체결했다. 서비스센터 정비직 양성을 위해 직접 교육하고, 취업까지 지원한다. 이 공로로 2013년 교육부 장관 표창까지 받았다. 스타자동차 정직원은 250명가량으로, 꾸준히 성장하며 직원을 늘려왔다.
스타자동차는 이에 따라 서비스 품질을 강화하는 데 노력을 쏟고 있다. 첫 응대부터 차량 수리까지 신속·정확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직원들의 숙련도를 높이는 데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ICS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1년에 두세 번 성과급을 지급하는 일반적인 회사와 달리 매달 직원들의 성과를 측정해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벤츠의 모회사인 독일 다임러가 세계 최초로 스타자동차에서 운영하기 시작한 제도다.
고객관계관리(CRM)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매년 말 소비자 2300여 명을 초청해 콘서트를 진행해왔다. 이 덕분에 지난해 말 부산상공회의소에서 부산산업대상(경영 부문)을 받기도 했다.
스타자동차는 비대면 시대를 맞아 디지털 부문을 강화할 계획이다. 최근 직원 회의는 물론 소비자 상담도 화상으로 시작했다. 유 사장은 “고객의 기대치를 넘어서는 활동을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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