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실적도 늘어나고 있다. 2011년 우즈베키스탄 칸딤 가스전 개발 사업의 기본설계 용역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데 이어 2014년에 3조원 규모의 칸딤 가스 처리시설의 EPC 사업을 수주했다.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2019년에는 러시아 비소츠크 지역에서 건설되는 메탄올 생산 공장의 기본설계 용역을 수주하기도 했다. 지난해는 동남아시아와 러시아, 유럽 등지에서 10여 건의 기본설계 입찰에 참여했다. 또 수주에 성공한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향후 EPC 수주까지 연계될 수 있도록 전략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기본설계 역량 강화와 함께 상세설계 분야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 예정이다. 작년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철골구조물 자동 설계시스템’, ‘AI 기반 물량 검증 시스템’ 등 다양한 AI 설계 프로그램의 개발을 마쳤고 3차원(3D) 기반 설계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하고 현업에 적용하고 있다. AI 설계를 2025년까지 완벽히 구현할 계획이다. 이미 작년 머신러닝과 자동화 기술 등을 활용한 기술개발에 투자해 설계자동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올해에는 기존 AI 기반 설계 및 3D 설계자동화 시스템을 고도화해 ‘통합 설계 검증 시스템’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기본적으로 엔지니어는 ‘기술 전문가’ 역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부터 EPC 모든 과정을 직접 체험하고 업무를 수행한다. 이후 ‘리드 엔지니어’, ‘엔지니어링 관리자’로서 프로젝트의 전 과정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수행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플랜트 엔지니어 육성 과정 중 ‘비즈니스 엔지니어’라는 개념을 도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엔지니어를 기술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고객 니즈를 사전에 파악해 사업 제안과 수주 영업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주요 인적자원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엔지니어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EPC뿐만 아니라 전략적 코칭 리더십, 조직관리, 플랜트 상품의 이해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현장 적용 신기술, 공법 개선 사례 등을 대내외에 전파하고 협력사와 공유하기 위해 매년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형식의 기술 콘퍼런스도 열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글로벌 EPC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술 경쟁력 강화를 통한 기술 영업만이 유일한 해법”이라며 “설계 분야의 혁신 및 경쟁력을 확보해 ‘글로벌 톱 티어 EPC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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