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진흥공사가 올해 1조원의 자금을 마련해 10여척의 선박을 각 해운사에 보급하기로 했다. 원양 컨테이너 선복량을 한진해운 파산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고, 중·소형선사의 협력을 위한 ‘K-얼라이언스’도 상반기 출범한다. 해양수산부는 해운강국으로 재도약한다는 목표를 담은 2021년도 업무 추진계획을 공개했다.
◆해진공, 5년간 50여척 선사에 공급
28일 해수부는 따르면 해양진흥공사가 1350억원의 자금을 넣고, 약 8000억원을 외부에서 차입하는 방식으로 올해 약 10척의 선박을 매입, 국적선사에 제공한다. 합리적 가격으로 선박을 임대해 선사들의 고비용 용선 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해양진흥공사는 선사들의 수요를 파악해 향후 5년간 최대 50여척의 선박을 매입한다는 구상이다. 내년에 리스전문 자회사를 만드는 것도 선박 임대를 측면 지원하기 위해서다. 해양진흥공사는 리스기간 종료 후에 선사가 선박을 반드시 매입하는 금융리스 방식 대신 리스사가 선박을 매입하는 운용리스를 통해서 선사의 부담을 더 줄일 계획이다. 한진해운 파산 이후 무너진 글로벌 해운 경쟁력 복원을 위한 정책당국의 노력도 계속된다. 해수부는 올해 1만60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8척을 투입하고, 새로운 선박을 최대 10만TEU 규모로 추가 발주한다. 원양 컨테이너 선복량을 현재 78만TEU에서 105만TEU까지 확대하기 위해서다. 해수부 관계자는 “2025년까지 원양 선복량을 120만TEU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해운재건 계획이 차질없이 추진되면 2025년까지 매출 50조원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지역 항로에서 중소형 해운사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국적선사 간 협력체인 ‘K-얼라이언스’도 상반기에 출범할 예정이다. 해수부는 K-얼라이언스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컨테이너 리스 등을 지원한다. 또 한국발 동남아 항로의 국적선사 선복량을 현재의 19만TEU에서 25만TEU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거점 항만을 개발하고, 운영 효율화를 달성하기 위한 인프라 혁신도 지속 추진한다. 동남아와 유럽 주요항만에 해외공동물류센터를 확보해 수출기업을 지원하는 게 대표적이다. 인도네시아 프로볼링고항은 올 3월에 개장하고, 유럽 로테드담항과 바르셀로나항은 오는 9월에 개장을 앞드고 있다. 앞으로 수출기업들은 현지 사용료 보다 50~80% 저렴한 가격으로 항만을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부산 진해신항 개발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도 재추진된다.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절반으로
해수부는 2050년 해양수산 분야의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기본계획과 추진방향도 확정했다. 우선 연간 411만톤에 이르는 해양수산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을 2050년까지 50% 이상 감축할 계획이다. 어업은 배출량의 37.5% 이상을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친환경 어선 개발·전환 등 구체적인 방안을 하반기 중 마련한다. 해운 분야에서는 올해 31척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528척을 저탄소 선박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2050년에는 수소나 암모니아 등을 활용해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무탄소 선박을 완전 상용화해 현재 온실가스 배출량의 75% 이상을 감축한다. 2050년에는 68만톤 이상의 온실가스를 흡수할 수 있도록 갯벌과 바다숲 등을 조성하는 ‘블루카본’ 사업을 확대한다.
이를 위해 갯벌을 복원하고 5만4천㏊ 규모의 바다숲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 2030년까지 해양플라스틱을 50% 감축하기 위해 친환경 부표와 생분해성 어구 보급 사업을 계속한다. 생분해성 친환경 어구도 올해 어선 400척에 공급하는 등 보급을 확대해간다.
해수부는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수산업계를 돕기 위해 상생할인 지원 예산을 390억원으로 확대해 올해 총 2500억원 규모의 소비를 창출할 계획이다. 지난해 중국에 설치했던 한국 수산식품 온라인 전용관은 올해 새로운 전략시장인 미국과 베트남, 태국 등으로 확대한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은 “해양수산이 우리 경제를 굳건하게 뒷받침하고 지속가능한 미래 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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