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현아가 돌아왔다.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노래에 담아냈다. 현아가 직접 자신을 들여다보며 느낀 것은 '난 쿨하지 않다'라는 것. 솔직하고 당당한 매력이 또 하나의 '현아다움'을 완성해냈다.
현아는 28일 오후 일곱 번째 미니앨범 '암 낫 쿨(I'm Not Cool)' 발매 기념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현아의 컴백은 2019년 11월 싱글 '플라워 샤워(FLOWER SHOWER)' 이후 약 1년 2개월 만이다. 당초 지난해 컴백을 계획했었지만 미주신경성 실신 등 건강 상의 이유로 일정이 연기됐다.
현아는 컴백이 미뤄지면서 무대에 대한 열망이 컸다고 했다. "1년 2개월 동안 하루 하루가 1년 같았다"고 말문을 연 그는 "빨리 무대에 서야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정규 준비를 꾸준히 하고 있는데 무대에 당장 출동하지 않으면 미쳐버리겠더라"고 컴백 소감을 전했다.
이어 "건강 상의 이유로 컴백을 못 했을 때 내 자신에게 정말 화가 났다. 스스로 관리를 못하고, 컨디션 조절을 못해서 팬분들을 비롯해 많은 분들과의 약속을 못 지킨 게 화가 나더라. 그럼 하루라도 더 빨리 무대를 서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건강 상태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좋아졌다고 자신있게 말하고 싶지만 그게 조금 어렵다. 무리를 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근데 무대에 서고 싶은데 어쩌겠냐. 무리를 할 수밖에 없다. 최대한 그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들을 배워나가고 있는 상황인 것 같다"며 "예전보다는 조금 더 많이 나아진 부분들이 있다. 주변에서도 잘 챙겨주기 때문에 잘 버티고 있다"고 밝혔다.
'암 낫 쿨'은 쿨한 듯 쿨하지 않은 현아의 솔직한 모습을 그대로 담아냈다. 대중에 보여지는 현아가 아닌, 본연의 매력을 담으려 했다고. 그는 "휴대폰 메모장에 있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3년 전 이야기도 있고, 2년 전 이야기도 있다"며 "팬들에게는 다이어리로 앨범을 선물하고 싶더라. 마치 현아의 비밀 일기장을 접하는 듯한 느낌으로 다가가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앨범에는 소속사 피네이션의 수장 싸이가 프로듀싱에 참여한 타이틀곡 '암 낫 쿨'을 시작으로, 현아가 직접 작사에 참여해 '현아다움'을 가장 잘 표현해낸 '굿 걸(GOOD GIRL)', 화려함 뒤의 외로운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 '쇼윈도(Show Window)', 연인인 던(DAWN)이 작사·작곡·피처링에 참여한 '파티, 필, 러브(Party, Feel, Love)', 그리고 '플라워 샤워'까지 총 다섯 트랙이 수록됐다.
타이틀곡 '암 낫 쿨'은 뭄바톤 리듬과 808 베이스, 에스닉한 신스 라인이 돋보이는 팝 댄스 장르로, 미니멀한 악기 구성으로 세련미를 더했다. 무대 위에서 화려하고 쿨 해 보이는 현아가 '사실 나는 쿨하지 않아'라고 외치며 솔직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곡이다. 한편으로 이중적이고 모순적으로 보일 수 있는 모습을 가사로 풀어냈다.
'암 낫 쿨'에 대해 현아는 "제가 무대에 서기 전까지 정말 많은 분들의 서포트를 받는다. 그러다 보니 나는 완벽해야하지 않느냐. 쿨해보이려 하는 모든 것들이 정말 쿨하지 않더라. 무대 위의 현아, 뭐든 멋있어 보이려 하는 모습들이 반대로 쿨하지 못한 것 같았다"며 "대표님이 이번에는 '암 낫 쿨'로 가보자고 얘기해주셨다. 무대 위에서 잘 하고 싶은 현아의 마음이 담겨 있지만, 사실 그 모든 것들이 쿨하지 않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연 기대를 모으는 부분은 퍼포먼스다. 퍼포먼스는 세계적인 안무가 리에 하타(Rie Hata)와 국내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안무팀 비비트리핀(B.B Trippin')과의 협업으로 완성됐다.
현아는 "노래를 들었을 때 '뱀'이 생각났다"며 "뱀을 표현하는 퍼포먼스가 있다. 그냥 내가 뱀이 되는 거다. 가사에도 '나보다 더 독한 건 없어, 나는 살모사를 좋아해'라는 부분이 있다. 전체적인 이음새가 매력적인 곡"이라고 자부했다.
도전과 같은 곡이라고도 했다. 현아는 "'내가 이렇게 3분을 다 끌어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전에 도전을 거듭한 타이틀곡"이라면서 "빨리 이 곡을 들고 많은 팬분들과 자유롭게 생활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암 낫 쿨'의 가사는 현아와 싸이, 던이 함께 썼다. 현아는 작업 당시를 떠올리며 "싸이 대표님이랑 던, 나까지 서로 다른 아티스트들의 장점만 함축시킨 느낌이었다. 세 가지 매력 요소를 다 담다 보니 재미있는 작업이 됐던 것 같다"고 전했다.
소속사 피네이션의 수장인 싸이는 '암 낫 쿨' 작사는 물론 프로듀싱까지 참여하며 이번에도 역시나 높은 기여도를 보였다. 현아는 "대표님과 성향이 잘 맞는 듯 하면서도 둘 다 세다. 이번에도 대표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항상 트러블이 있었던 것 같다. 내가 고집을 조금 줄여야할텐데"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이내 "싸우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의외로 이번에는 조금 덜 싸운 것 같다"며 "대표님은 항상 '현아는 잘 할 거야', '현아는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거야'라고 믿어주는 게 있다. 또 퍼포먼스적으로도 합이 좋았던 것 같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현아에게 더없이 소중한 존재인 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었다. 두 사람은 2016년 연인으로 발전, 2018년 열애 사실을 공개했다. SNS나 방송을 통해 서로에 대한 애정을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는 중이다.
현아는 가장 기억에 남는 응원을 해준 사람으로 던을 꼽으며 "던의 존재 자체가 늘 힘이 된다. 특히 이번에는 시작부터 같이 작업해주다 보니 조금 느낌이 남달랐던 것 같다.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고마워했다. 이어 "둘 다 본업이 같아서 합이 맞았을 때의 뿌듯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이번에 그런 뿌듯함을 많이 느꼈다"고 했다.
음악색은 큰 차이를 보이는 두 사람. 그러나 오히려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현아였다. 그는 "음악색이 달라서 평소에 '너는 어떤 음악이 좋아?', '어떤 음악을 듣고 있어?'라는 말을 거의 매일 하는 편"이라면서 "그러다 보니 내가 모르는 부분을 알 수 있어서 공부가 돼서 더 좋다. 의견 차이가 생겼을 때 조율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일에 있어서는 서로 강단이 있어서 중간에 합의점이 생긴다"고 밝혔다.
매번 트렌디한 음악과 독보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여 온 '핫 아이콘' 현아인 만큼, 무대부터 스타일까지 그가 오랜만의 컴백으로 보여줄 모습에 음악 팬들의 기대가 모인 상황. 현아의 각오는 그 기대를 충족할 만큼 다부졌다.
그는 "새로운 장르와 음악적 시도를 꼭 갖고 싶었다. 제 음악 안에 새로운 시도를 한 장르가 있다는 게 너무 좋다"면서 "음악적 시도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다. 앞으로도 매번 더 다양한 걸 시도하고 싶다. 했던 건 절대 안 한다. 노래 가사에도 이런 내용이 있다. 욕심이라면 매번 새롭고 싶다는 거다. 내 한계에 계속 부딪혀보고 싶다"고 말했다.
"가장 놀고 싶은 곳이 무대니까 무대에서만큼은 나쁜 아이이고 싶어요. 많은 분들의 머릿속과 마음을 정신 사납게 해드리고 또 잊힐 때쯤 '짠!' 하고 나타나야죠."
현아의 미니 7집 '암 낫 쿨'은 이날 오후 6시에 공개됐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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