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 경제학자 중 한 명인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 겸 SS이코노믹스 대표(사진)가 백신의 중요성을 또 다시 강조했다. 손 교수는 미국의 작년 경제 성장률이 3.5% 역성장했다는 발표가 나온 직후인 28일(현지시간) “최고의 부양책은 백신”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 상무부는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4.0%, 작년 전체로는 -3.5%를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였던 1946년(-11.6%) 이후 74년 만의 최악 성적표다.
손 교수는 “미국 경기 상황이 모두 나쁜 건 아니다”며 소비자 저축률이 증가한 걸 예로 들었다. 소비자들 지갑에 아직 현금이 많다는 것이다. 현재 미 저축률은 13.4%로,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조사에 따르면 작년 집행됐던 첫 번째 부양 자금의 70.9%가 저축되거나 부채 상환에 사용됐다. 소비로 흘러 들어가지 않았다는 얘기다.
손 교수는 “작년 미국의 마이너스 성장은 2차 대전 이후 첫 서비스 업종 주도의 경기 후퇴였다”면서 “양극화를 뜻하는 K자형 회복이 계속 심화했다”고 진단했다.
식당과 카페 등 서비스업이 최악의 위기를 맞았지만 컴퓨터와 디자인, 전문직, 기술직, 식료품점, 온라인 매장, 자동차 업종 등은 상대적 호기를 맞았다는 것이다. 제조 및 건설업도 활황이었다. 그는 “불행하게도 팬데믹이 종료된 후에도 K자형 추세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 교수는 “작년 침체 속에서도 기업 투자가 양호했다는 건 긍정적인 부분”이라며 “기업들이 미래를 위해 돈을 쓸 의향이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다만 순수출이 부진을 거듭하면서 경제 발목을 잡았다고 했다.
손 교수는 “올 하반기에 백신이 집단 면역을 형성하게 되면 소비자들이 그동안 저축했던 돈을 쓰기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억눌렸던 소비가 급증할 것이란 예상이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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