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문재인 정부에서 있었던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교류 협력사업 어디에서도 북한의 원전 건설을 추진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2020년 인사혁신통계연보에 따르면 행정부 국가공무원은 총 68만명"이라며 "그들의 컴퓨터에 있는 문서가 모두 남북정상회담의 의제이고, 정부 정책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앞서 SBS는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관련 문건을 삭제하는 등 감사원 감사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의 공소장을 공개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공무원들이 삭제한 원전 관련 자료에 '북한지역 원전 건설 추진방안', '북한 전력 인프라 구축을 위한 단계적 협력과제', '북한 전력산업 현황과 독일 통합사례' 등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가 북한 측에 원전 건설을 지원하려고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윤 의원은 "백번 양보해서 해당 산업부 공무원이 관련 내용을 검토했을 수는 있다"며 "그러나 그 공무원의 컴퓨터에 그런 내용이 있었다고 그것이 정부 차원에서 추진되는 정책 추진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의 설명은 개별 부처나 공무원 개인 차원의 검토일 뿐 청와대는 개입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읽힌다. 윤 의원은 "어느 단위까지 보고되고, 어떤 과정으로 의논되었는지를 살펴보지 않고, 파일이 있으니 정상회담에서 논의되었다고 억지를 부리는 것은 정말 '무식한 소리'"라며 "정부 운영의 기본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주장"이라고 했다.
야당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원전을 지어주려 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라며 "정권 결탁 공무원들이 삭제한 관련 문건은 집권세력이 그토록 숨기려 한 원전 조기폐쇄의 모든 것이 담긴 일종의 블랙박스와 같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대한민국 원전을 폐쇄하고 북한에 극비리에 원전을 지어주려 했다"며 "원전 게이트를 넘어 정권의 운명을 흔들 수 있는 충격적인 이적행위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이적행위 국기문란 프로젝트가 일부 공무원 차원이 아닌 정권 차원에서 극비리에 추진돼온 여러 정황이 드러났다"며 "문재인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소위 탈원전 정책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상상을 초월하는 금번 이적행위의 실체를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정권 차원에서 탈원전 반대 시민단체, 민간인을 불법 사찰했다는 명확한 증거도 나왔다"며 "문재인 정부는 자신들은 사찰 DNA가 없다고 줄기차게 주장해왔지만 이번에 문재인 정부의 민간인 사찰 DNA가 고스란히 드러났다"고도 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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