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톱’ 주식으로 뉴욕 증시를 뒤흔든 미국의 개미 투자자들이 은 시장에 몰려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은에서도 기관투자가의 ‘쇼트 스퀴즈’를 유발해 가격을 폭등시키겠다는 논의를 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28일(현지시간)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주식토론방 월스트리트베츠에 은에 투자하자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며 “은 시장이 움직이는 첫 조짐이 이날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토론방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 개미들은 “은행들이 가격 조작을 통해 은화 가격을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시켜 공급 부족 상황을 감추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은 가격은 온스당 25달러가 아니라 1000달러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글은 “만약 300만 명의 개미 투자자가 은을 300온스(약 8400달러)씩 사들이면 9억 온스를 살 수 있고, 이는 한 해 채굴량과 같은 수준”이라며 “이를 통해 (은 가격을 올려) 은 공매도 세력을 부수자”고 주장했다.
또 다른 참여자는 “은 관련 쇼트 스퀴즈가 발생한다면 역사적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 실버 트러스트(SLV·iShares Silver Trust)’를 언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은 가격 상승은 게임스톱이나 AMC엔터테인먼트로 대표되는 인기 높은 주식에서 깨우친 데이트레이더들이 다른 자산으로도 이동하는 걸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선물회사인 블루라인퓨처스LLC의 필 스트리블 시장 전략가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은 시장에서도 쇼트 스퀴즈가 진행되고 있다”며 “개미들이 로빈후드를 통한 게임스톱 주식 거래가 제한되니까 은으로 몰려와 파티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회사 UBS는 은값이 계속 오를 것이란 전망을 최근 내놨다. UBS는 보고서를 통해 “은값은 올 1분기 온스당 30달러까지 뛸 것”이라며 “세계 각국이 탄소제로, 재생 에너지 정책에 속도를 내면서 태양광 패널 등에 사용되는 은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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