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박스 네트워크’는 당시 구성원들이 주로 플레이했던 샌드박스 게임인 마인크래프트처럼 크리에이터들이 좀 더 자유로운 환경에서 일할 수 있기를 바라며 지은 이름이다. 회사 이름에 걸맞게 크리에이터들이 새로우면서도 지속가능한 창작 환경을 지원해주고 있는 대표적인 MCN 회사인 만큼, 크리에이터를 전문 직업으로 만드는 데 기여한 그들의 노력이 엿보인다.
2020년 7월 샌드박스네트워크에 입사해 뮤직 어젠더 PD를 맡은 한동규(28) 씨. 그가 속한 뮤직 어젠더 팀은 유튜브 크리에이터 조재원, 김유이의 Falling in Love 뮤직비디오 제작기를 담은 에피소드로 유튜브 조회수 100만을 올렸다. 다양한 크리에이터와 소통하며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 내는 PD는 어떤 일을 하는지, 입사 과정을 들어봤다.
입사일 2020년 7월
학력 가천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소속 샌드박스네트워크 뮤직 어젠더 PD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샌드박스네트워크 Music 어젠더에서 PD로 일하고 있다. 2020년 기준으로 4년차 PD이지만 샌드박스네트워크에서 일한 지는 5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샌드박스로 이직을 하게 된 것은 2020년 7월이고, 2017년 5월부터 이직하기 직전까지는 딩고 프리스타일이라는 팀에서 일했다.”
샌드박스 PD로 무슨 일을 하나
“뮤직 어젠더의 구성원으로, 음악 사업과 관련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딩고를 다니던 시절부터 음악 사업과 관련된 콘텐츠를 제작해왔는데, 그때와 하던 일의 성격이 크게 바뀌진 않았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재미있고 사람들이 많이 볼 콘텐츠를 제작하고, 그 콘텐츠가 음원의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제작하는 콘텐츠는 비단 예능뿐 아니라 뮤직비디오, 라이브 클립, 퍼포먼스 비디오와 같은 영상도 제작하고 있다.”
팀 구성과 프로젝트별 업무는 어떻게 되나
“뮤직 어젠더는 리드, 마케터, BD, PD, A&R, PM이라는 직종이 모여 있다. 각자 담당하는 부분이 다르다. 리드는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마케터는 효율적으로 콘텐츠를 바이럴하거나 마케팅 포인트를 잡는 업무를 한다. BD는 콘텐츠를 어떤 사업과 연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업무를 담당하며 A&R은 저작권이나 앨범 기획과 같은 음원 관련 업무를 도맡아 진행하고, PM은 크리에이터의 매니징을 담당하는 직종이다. PD는 제가 담당하는 업무로, 콘텐츠를 제작한다.”
직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중학교 시절 친구를 따라 방송국에 방청을 하러 간 적이 있다. 현장에서 일하고 있던 스태프들의 모습을 본 뒤, 막연하게 방송국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방송국이 아닌 유튜브로 눈길을 돌리게 됐고, 운이 좋게 4학년 1학기에 취업이 돼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 막연하게 멋있어 보였기 때문에 이 직무에 관심을 두게 됐다.”
업무 과정은 어떤가
“뮤직 어젠더의 기타 직종의 업무 과정까지 자세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프로덕션 워크플로우는 단순하다. 아이데이션과 기획을 하고 기획안을 작성하며 디벨롭한다. 해당 콘텐츠의 진행 가능 여부를 어젠더 내부에서 논의한 뒤 PM과 컨택해 출연진을 섭외한다. 출연진 섭외가 완료되면 세부 구성안을 작성하고 출연진 미팅을 진행한다. 출연진 미팅에서 구성을 공유한 뒤 피드백에 따라 구성안을 수정한다. 그 후 로케이션 헌팅, 촬영 스태프 세팅, 소품 구매 등 과정을 거쳐 촬영을 진행하고 편집 후 온에어를 시키는 과정이다.”
기획과정에서 아이데이션, 기획안을 선택하는 기준도 있을 것 같다. 그 기준이 무엇인가
“제작하려고 하는 콘텐츠가 어떤 콘텐츠냐에 따라 기획하는 방향이 달라진다. 뮤직비디오나 라이브 클립 같은 경우는 음원에 가장 맞는 컨셉, 로케이션, 내러티브 등이 가장 중요하다.
예능 콘텐츠의 아이데이션 과정은 말로 설명하기 조금 어렵지만 ‘어떤 게 가장 재미있을까?’라는 질문에서부터 아이데이션이 시작되는 것 같다. 재미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제가 재밌어 하는 콘텐츠는 다른 사람들도 재밌게 볼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개인적으로 유튜브를 정말 많이 보는데 이게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유행하는 밈이나 콘텐츠의 흐름을 파악하고 그 흐름에 맞는 기획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무에 필요한 자질이 있다면
“제 기준으로 얘기하자면 가장 필요한 건 창의성, 체력, 꼼꼼함, 위기 대처능력이다. 창의성은 콘텐츠를 기획하는 데 꼭 필요한 자질이고, 밤샘 편집을 하는 날이 많기 때문에 체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또 콘텐츠를 준비하는데 빈틈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에 꼼꼼함도 필요하며, 촬영 중 빈틈이 드러났을 때 위기에 잘 대처하는 능력도 필요한 것 같다.”
영상을 제작하면서 기억에 남은 일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이말년, 주호민 작가의 엄청난 팬인데 그들과 함께 ‘주말의 영화’ 콘텐츠를 제작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프로젝트 일정이 너무 빠듯해 힘들었지만 재미있어서 힘든 줄 모르고 제작했던 것 같다.”
입사 과정은 어땠나
“샌드박스네트워크로 이직을 할 때는 먼저 제안을 받은 경우라 실무진, 대표 두 번의 면접과 과제를 통해 입사하게 됐다. 제가 입사할 당시의 과제는 기획안 작성이었다. 그때 샌드박스네트워크 소속 크리에이터를 출연자로 두 개의 기획안을 작성했다. 제안 없이 입사를 할 때에는 서류전형과 한 번의 면접이 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딩고에 입사했을 당시에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제출했고 실무진, 대표 면접이 있었다.”
서류와 면접 과정에서는 어떤 역량을 강조했나
“서류전형에서는 콘텐츠 제작 능력을 강조했다. 샌드박스네트워크 입사 당시 제가 전 회사에서 어떤 콘텐츠를 어떻게 제작했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서술했다. 첫 회사에 입사할 당시에는 입사 전 공모전 수상경력과 제작한 단편영화에 관해 이야기했고 면접 때 나서서 해당 영상들을 보여주기도 했다. 제가 어떤 콘텐츠를 제작해왔고 앞으로 어떤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지 명확하게 제시한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
입사 후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인가
“항상 유튜브를 많이 보는 사람이었다. 하루에 4시간 정도는 유튜브를 보며 지내는데, 유튜브를 보며 ‘이 크리에이터랑 이런 거 하면 재밌겠다’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샌드박스 입사 후 이런 생각을 실천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다.”
샌드박스 입사를 희망하는 취준생에게 조언한다면
“샌드박스 입사를 희망하는 분들께 따로 드릴 수 있는 조언은 없지만, PD를 희망하는 분들께는 영상 콘텐츠를 많이 보고 많이 만들어보라고 얘기하고 싶다. 저는 2015년도에 전역한 뒤로 공모전, 단편영화, 지역 홍보 영상 등 다양한 영상물을 제작했는데, 이 경험들이 PD가 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이 경험들은 ‘조금 더 빨리 많은 영상을 만들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을 정도로 큰 밑거름이 됐다. 여러 가지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나만의 합격팁이 있다면
“실제로 인턴 면접을 들어가거나 경력직 PD를 뽑을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어떤 영상을 제작해왔는가’이다. 합격하기 위해선 많은 영상을 만들며 기획, 연출, 촬영, 편집의 전과정을 경험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경험은 당시에는 힘들지만, 후에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과정들을 경험해 본 사람과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면접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면접에서의 합격 팁은 지원하고자 하는 회사의 문제점을 먼저 파악하라는 것이다. 회사 내부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그 문제점을 면접에서 지적하며 자신의 직무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면 뽑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본인 직무의 강점, 차별성은 뭐라고 생각하나
“재미를 찾아내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평상시에 생활할 때에도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웃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사는 편이라 콘텐츠를 제작할 때도 재미를 잘 찾아내는 것 같다. 재미를 찾아내는 능력은 타고난 게 아니기 때문에 항상 유튜브나 트위치 혹은 각종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며 요즘 재미있는 것이나 트렌드를 파악한다. 트렌드를 찾아내고 그 트렌드를 어떤 식으로 이용할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재밌는 콘텐츠가 탄생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는 것이 저의 강점인 것 같다.”
ziny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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