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극비리에 원전을 지어주기로 했다며 이를 '이적 행위'로 표현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에 여야가 공방을 날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이낙연 대표 "김 위원장 발언에 내 눈을 의심…턱없는 억측"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0일 페이스북에서 "김 위원장의 발언을 읽고 내 눈을 의심했다"며 "턱없는 억측"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공무원의 컴퓨터 폴더에 무엇이 있었다면, 그것이 당연히 남북정상회담에서 추진됐다고 주장하시는 것이냐"며 "국가 운영이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설마 보궐선거 때문에 그토록 어긋난 발언을 한 것이냐"라며 "김 위원장이 본인의 발언을 책임 있게 정리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신영대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논평에서 "선거철 역병처럼 번지는 북풍 공작 정치"라며 "국정논단 후예다운 상상력의 극치"라고 말했다.
신 대변인은 "탄핵 세력의 망령들이 돌아와 원전 북풍 정치로 코로나로 지친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지친 국민과 민생을 돌보는 정책 선거가 절실한데도 국민의힘은 여전히 민생보다는 정쟁을 유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2018년 2번의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과정을 옆에서 지켜봤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이 과정에서 북한의 원전 건설은 단 한마디도 언급된 적이 없음을 먼저 말씀드린다"며 "참 어이가 없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이어 감사원 월성1호기 관련 감사와 국민의힘의 고발, 산업통상자원부 압수수색 및 공무원 구속 등을 짚으며 "이것이야말로 감사원-국민의힘-검찰-언론-김종인으로 이어지는 아주 잘 짜인 시나리오와 각본으로밖에 볼 수 없다. 정치 그렇게 하시면 안 된다"고 말했다.
4선 홍영표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민의힘이 이성을 잃었다"며 "70일 앞으로 다가온 재보선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태극기부대 등 극단적 지지자들의 표라도 구걸하려는 속셈"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靑, 딱히 해명할 방법 없는 곤란한 사정"
야권에서는 청와대의 법적 대응 방침이 '적반하장'이라는 주장과 함께 김 위원장의 발언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목소리가 나왔다.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에서 "딱히 해명할 방법이 없는 곤란한 사정임은 알겠으나 법을 언급하며 조치를 거론하는 것은 힘을 앞세운 겁박"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인 나경원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야당 대표의 입마저 틀어막겠다는 것은 결국 국민의 입을 다 틀어막고 침묵을 강요하겠다는 것"이라며 "급하긴 급한가 보다. 뭔가 된통 걸렸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나 전 의원은 "재보궐 선거가 너무나 중요하다"며 "이번 선거에서 이 정권에 가장 강력한 경고를 보내지 않는다면 지금과 같은 탄압과 보복의 정치는 더 극심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승민 전 의원은 "말꼬리를 잡고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건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이라고 꼬집었고 박대출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김여정이 '특등 머저리'라고 해도 찍소리 못하더니 야당 대표에게는 살기등등하다"고 비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경선 후보, 김은혜 대변인, 김웅 의원 등은 "(원전 건설 약속이) 사실이라면 명백한 이적행위"라고 김 위원장 옹호에 나섰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청와대를 향해 "진실을 국민 앞에 낱낱이 밝혀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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