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이 밀어붙이는 주요 법안은 집단소송법 및 징벌적 손해배상제 입법,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필수노동자법·플랫폼종사자법·가사근로자법 제정안, 영업손실보상법·협력이익공유법·사회연대기금법 등 이른바 ‘코로나 3법’ 제정안 등이다. 4월 보궐선거용 급조 의혹을 받는 법안도 수두룩하다. 이 가운데 기업을 상대로 소송 남발과 사회적 갈등비용을 키울 집단소송법과 징벌적 손배제가 기업에 가장 위협적이다. 복합쇼핑몰까지 월 2회 휴일 휴무를 강제하는 유통산업법도 소비자 불편은 물론 입점 소상공인의 피해를 유발하는 과잉입법이 아닐 수 없다. 영업손실보상법 등은 기업 부담만 지우는 ‘상생 강요 3법’이란 비판이 벌써부터 나온다.
문제는 이들 법안이 소비자·자영업 보호 등 선의(善意)에서 출발했다지만 실상은 정부의 무리한 시장 간섭을 합법화하는 덩어리 규제법들이란 점이다. 그런데도 정부·여당이 당사자인 기업의 고충과 의견을 이제는 듣는 척도 하지 않는다는 하소연이 커지고 있다. 중대재해법 통과 때 경총은 “핵심 요청 사항이 대부분 반영되지 않아 참담함과 좌절감을 느낀다”고 했지만 달라진 게 없다. 공청회에 기업인을 부르는 것이 요식행위가 된 지도 오래여서 기업들이 감히 ‘불참’ 선언까지 하는 마당이다. 지난 주말 민주당이 대한상의를 찾아 32개 혁신입법안 건의를 받았다지만, 얼마나 달라질지는 회의적이란 반응이 나온다.
‘입법 공포’가 커질수록 기업 활동은 더욱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브레이크 없는 입법 폭주에 제동이 필요한 이유다. 기업이 규제로 숨통이 틀어막히는 처지에선 선택지가 해외로 나가거나 사업을 포기하거나 둘 중 하나밖에 없다. 국회가 일자리를 해외로 내쫓는 ‘일자리 수출법’을 쏟아낸다면 경제위기 극복도, 민생경제 회복도 요원할 것이다. 연초에 심기일전해도 모자랄 판에 기업들이 국회만 쳐다보며 한숨짓는다. 이럴 거면 차라리 국회가 공전하든지, 문을 닫는 게 낫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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