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와 공감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협력업체를 비롯해 다양한 이웃과 사회, 환경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고민해달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재계 주요 그룹 총수들이 올해 신년사에서 밝힌 메시지다. 이들은 위기 극복을 위한 방법으로 고객 감동, 신사업 강화와 함께 사회적 책임을 공통적으로 주문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 ‘S(사회)’는 주요 기업이 오랜 기간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다. 대다수 대기업이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전담 조직을 두고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주요 기업들은 사회공헌 지출을 고정비로 간주한다. 이익이 줄더라도 관련 예산을 깎지 않는다. 2019년 매출 500대 기업의 평균 이익이 전년보다 48.1% 급감했지만 사회공헌 지출은 14.8% 늘었다. 예년보다 이익이 절반 가까이 줄었던 상황에서도 사회공헌 지출을 동결하기는커녕 오히려 두 자릿수 늘린 것이다. 이 중 34개사는 영업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공헌활동을 이전 수준으로 추진했다.
주요 대기업은 동일한 캠페인을 매년 반복해 진행한다. 특정 분야의 사회공헌활동을 거론할 때 자연스럽게 해당 기업의 이름이 떠오를 수 있게 하는 전략이다. 주요 기업들이 공통으로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도 있다. 전경련에 따르면 전체 조사 대상의 23.9%가 사회공헌활동 중점 분야로 ‘협력사와 동반성장’을 꼽았다.
LG는 기술 지원, 생산성 향상 등 거래 분야에 치중된 동반성장 사업을 안전환경, 복리후생 등 기업 활동 전반으로 확대했다. 주기적인 안전환경 점검, 작업자 안전교육 자격제도와 관련한 다양한 지원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LG사이언스파크는 2018년부터 스타트업과의 교류 및 공동연구 개발을 모색하는 ‘LG 커넥트’ 행사를 하고 있다. LG사이언스파크에 있는 개방형 연구공간 ‘오픈랩’은 국내 유망 스타트업의 미래 기술 개발·협력을 위한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주특기인 차량을 이용한 사회공헌도 활발하게 진행한다. ‘기프트카 레드카펫’ 헌혈 캠페인은 코로나19로 어려워진 혈액 수급에 도움을 주기 위한 활동이다. 대한적십자사와 함께 벌이는 이 캠페인은 헌혈을 희망하는 국민을 대상으로 ‘프라이빗 픽업 서비스’와 ‘프라이빗 헌혈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대차그룹은 또 단순 현금 지원이 아닌 일자리 창출을 통해 신중년의 재기를 돕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굿잡 5060’은 50~60대의 재취업을 돕는 신중년 일자리 사업이다. 굿잡 5060은 2018년 7월 출범 이래 지난해 9월까지 신중년 268명의 재취업을 지원하며 취업률 64.7%를 달성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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