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거리두기 토론회…최대 피해 본 자영업자는 쏙 뺐다

입력 2021-02-01 15:06   수정 2021-02-01 15:22


정부가 2일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을 위해 여는 공개 토론회를 두고 자영업자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 거리두기 지침의 최대 피해자인 자영업자를 제외한 채 토론회를 연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거리두기 조치까지 2주 더 연장되자 자영업자들은 “보상 없이 희생만 강요한다”고 입을 모았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일 서울 중림동 LW컨벤션에서 ‘거리두기 개편을 위한 공개 토론회’를 연다. 현행 거리두기 대책의 한계와 설 연휴 이후 적용할 새 거리두기 지침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조홍식 보건사회연구원장 등 7명이 토론자로 나선다.

자영업자들은 이 토론회에서 자영업자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것으로 우려했다. 토론회 참석자에 자영업자 단체가 단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아서다. 토론자 7명 중 박주영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와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를 제외한 5명은 전부 방역 전문가다.

김아름 한국코인노래연습장협회 홍보국장은 “토론회 참석자 중 상당수가 형평성 논란을 빚는 지금의 거리두기 지침을 마련하는데 일조했다”며 “방역 지침 당사자인 자영업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방역수칙을 제대로 만들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은 그동안 거리두기 개편을 여러차례 요구했다. 잦은 ‘핀셋 규제’로 방역 지침이 복잡해진 데다 업종 간 형평성 논란이 반복되면서다. 업종별로 영업 여부, 영업 시간, 수용 인원 등이 달라 “왜 우리 업종만 규제하느냐”는 불만도 들끓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대한피트니스경영자협회 등 자영업자 단체와 4자 간담회를 열었다. 같은달 28일에는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서울 구로구의 한 헬스장에서 실내체육시설 업주들을 만났다.

하지만 ‘9시 이후 모임 금지’와 거리두기 등 주요 방역 지침이 2주 더 연장되면서 자영업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지난달 22일 국회 간담회에 참석한 장석창 대한볼링경영자협회장은 “볼링장의 임대료는 많게는 7000만원에 달하고, 오후 9시 이전 매출이 20~25%밖에 안돼 영업 손실이 크다”며 “국회 간담회에서 운영상 어려움을 소상히 전했음에도 거리두기 조치가 2주 더 연장돼 참담한 심정”이라고 전했다.

전국PC카페대책연합회는 입장문을 내고 ”1년간 정부를 믿고 빚더미에 앉으며 방역 지침을 따랐지만, 손실보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생존권까지 망가뜨리는 정부의 영업규제를 따를 수 없다"고 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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