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횡령 혐의' 1심 징역 4년…홍문종 "어처구니 없다" [종합]

입력 2021-02-01 16:00   수정 2021-02-01 16:02


사학재단 교비 약 75억원을 배임·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친박신당 홍문종 대표(사진)가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홍문종 대표는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김미리 부장판사)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횡령) 등 혐의에 대해 이같이 선고받았다.

다만 재판부는 "도주할 우려가 없고 항소를 통해 다툴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며 홍문종 대표를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이날 재판부는 홍문종 대표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범인도피 교사 혐의에 징역 3년을, 뇌물수수 혐의에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홍문종 대표가 국회 미래창조방송통신위 소속 국회의원이었던 2013년 6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정보기술(IT) 업체 관계자로부터 고급 차량을 제공받은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뇌물 액수를 산정할 수 없는 경우라 보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대신 형법상 뇌물수수죄만 인정했다.

2012년 사학재단인 경민학원 이사장과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서화 매매대금 명목으로 교비 24억원을 지출한 뒤 돌려받은 혐의, 2010년 의정부 소재 건물을 경민대 교비로 사들이면서도 기부받는 것으로 처리해 경민대 재산을 경민학원으로 전출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학교 설립 인가를 받지 않고 경민국제기독학교를 운영하던 중 경찰의 단속을 받자 명의상 대표를 실제 학교 운영자인 것처럼 가장해 처벌받게 한 혐의 역시 유죄로 인정됐다.

IT 업체 관계자로부터 공진단과 현금 등 3000만원을 받은 혐의와 다른 횡령·배임 혐의는 혐의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아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정해진 용도로만 사용해야 할 학원과 학교 재산을 개인 재산처럼 전횡했다"며 "양질의 교육을 기대하며 등록금을 낸 학생들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간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범인도피 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피고인의 명령을 거역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학교 직원을 대신 처벌받도록 해, 학원 내 권력으로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한 국가의 사법기능을 침해했다는 점에서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앞서 검찰은 홍 대표가 경민학원 이사장·경민대 총장 재직시절 서화 매매대금으로 지출한 교비 24억원을 다시 돌려받아 임의로 사용하는 등 교비 75억원을 배임·횡령한 혐의로 기소했다.

홍문종 대표는 국회 미래창조방송통신위원이던 지난 2013년 6월~2014년 9월 IT기업 대표들로부터 관계 부처 로비 등 명목으로 자동차 리스비 등 약 1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뇌물 혐의에 징역 5년, 나머지 혐의에 징역 4년을 각각 구형하고, 벌금 1억6600만원과 8000여만원의 추징금 명령도 함께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홍문종 대표는 재판 후 "너무 어처구니가 없다. 항소심에서 밝히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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