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받아 한 차례 논란이 됐던 변희수(23) 전 육군 하사의 강제 전역 처분과 관련, 국가인권위원회가 이같은 조처는 부당하다며 처분 취소를 권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인권위는 지난해 12월 14일 전원위를 통해 트랜스젠더 군인 변 하사에 대한 육군의 강제 전역 처분이 인권침해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또한 육군참모총장에 전역 처분을 취소할 것을 권고했고, 국방부 장관에게는 이 같은 피해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하라고 권고했다.
앞서 변 전 하사는 육군 하사로 군 복무 중이던 2019년 11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했다. 이후 변 전 하사는 군에서 계속 복무하기를 희망했으나, 군은 변 전 하사에게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리고 지난해 1월 22일 강제 전역을 결정했다.
당시 변 전 하사는 전역 심사를 이틀 앞둔 작년 1월 20일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고 부당한 전역심사 중지를 요청하는 긴급구제 신청도 함께 제기했다.
인권위는 이튿날인 21일 긴급구제 결정을 내리고 육군본부에 전역 심사위원회 개최를 3개월 연기할 것을 권고했으나, 육군은 전역심사를 강행했다.
인권위는 결정문을 통해 "육군의 결정은 직업 수행의 자유를 침해한 행위"라며 "육군이 명확한 법률적 근거 없이 자의적으로 성전환 수술을 심신장애 요건으로 해석해 피해자를 전역 처분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변 전 하사의 건강 상태가 '현역으로 복무하기 적합하지 아니한 경우'라고 볼 근거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군 당국에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인권위는 "이번 전역 처분은 초유의 상황으로 군 당국으로서도 입법 미비의 상황에서 기인한 이유가 크다고 판단된다"며 "현재 관련 규정의 미비점과 해외 사례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개선책을 도모해야 한다"고 했다.
군인권센터는 "인권위의 결정을 적극 환영한다"며 "국방부는 지금이라도 권고를 수용해 부끄러운 과오를 씻기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인권위의 이번 권고에도 당장 변화가 있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육군은 변 전 하사에 대한 전역 결정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변 전 하사 측은 지난해 7월 육군본부에 전역 처분을 다시 심사해달라며 제기한 인사소청이 기각되자 같은 해 8월 대전지법에 전역 처분 취소를 위한 행정소송을 냈으며, 현재 소송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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