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예술감독(사진)은 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창작곡을 감상해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원 감독은 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는 ‘ARKO(아르코)한국창작음악제’ 무대에 단원들과 함께 오른다.
원 감독은 1993년부터 전통음악을 기반에 두고 창작활동을 해온 현대 음악가다. 2012년부터 3년 동안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으로 일했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음악감독도 맡았다. 지난해부터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예술감독으로 일하고 있다.
한국창작음악제는 매년 공모전을 통해 신작을 뽑아 연주한다. 올해는 음악제 역사상 지원자가 가장 많았다. 응모한 86개 작품 가운데 5곡을 추려내 이번에 들려준다. 음악제 심사위원으로도 참여한 원 감독은 “창작곡들은 한 국가의 창의성을 가늠할 지표”라며 “작곡가들에겐 자신의 음악 세계를 선보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이번 음악제에 연주하는 곡은 모두 국악관현악 협주곡이다. 소규모 실내악곡이 아니라 대편성 관현악곡들이다. 여러 성부를 엮어야 해 곡을 쓰기가 더 까다롭다. 선정된 곡들은 가야금 협주곡인 ‘터널의 끝을 향해…Ⅱ’(박영란 작곡), 대금 협주곡 ‘만파식적’(박준상 작곡)과 ‘울돌목’(손성국 작곡), 피리와 핸드팬 협주곡 ‘이음’(송정 작곡), 가야금 이중 협주곡 ‘별똥별’(이재준 작곡) 등이다.
원 감독은 국악관현악계의 과거와 미래가 조우하는 음악회라고 했다. 83세 원로 작곡가 박준상부터 24세 동갑내기 작곡가 손성국·이재준이 신곡을 선보여서다. 원 감독은 “여든이 넘었지만 박준상 선생님의 열정은 젊은 작곡가 못지않다”고 했다. 또 “20대 작곡가들이 쓴 작품도 치밀하게 곡이 짜였다. 전통예술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연주 방식도 독특하다. 기존에 국악관현악단 지휘자들은 왼쪽부터 해금-가야금-거문고-아쟁 순으로 악단을 배치했다. 양쪽에 찰현악기(활로 줄을 긋는 악기)를 두는 서양식 관현악단 연주법을 응용한 것이다. 원 감독은 왼쪽부터 가야금-대금-거문고-아쟁-해금을 놓는다. 그는 “국악관현악 연주에 새로운 해법을 제시할 것”이라며 “여러 차례 실험을 통해 발굴한 배치법인데, 자연스럽게 소리가 어우러지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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