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편향 논란을 겪고 있는 한국방송공사(KBS)가 문재인 대통령 생일 즈음 두 번이나 'Song to the moon(달님에게 바치는 노래)'을 틀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2일 최근 5년간 KBS 라디오와 TV에서 'Song to the moon' 음원을 사용한 내역을 제출받아 공개했다.
KBS가 해당 음원을 사용한 것은 단 두 번이었다. 공교롭게도 그 시기는 2019년 1월 27일과 2021년 1월 24일이었다. 첫 방송 때는 문 대통령의 생일과 가장 가까운 방송일이었고, 두 번째는 문 대통령 생일 당일이었다.
문 대통령의 영문 성(姓) 표기는 'Moon'이다. 때문에 지지자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달님'으로 지칭한다.
지난 1월 24일 열린음악회에서 마지막 곡으로 'Song to the moon'이 방송되자 일각에선 문 대통령의 69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노래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로 KBS는 하필 문 대통령 생일 즈음에만 해당 음악을 틀었던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KBS는 오비이락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KBS는 첫 방송 때 해당 음악을 선곡한 이유에 대해 "출연자가 ('Song to the moon'을 포함한) 4곡을 제안했고, 제작진은 회의를 통해 그 중 ('Song to the moon'을 제외한) 2곡을 선곡해 출연자에게 의견을 전달했지만 출연자 측에서 두 곡 중 한 곡을 바꾸고 싶다고 해서 최종 2곡을 선곡했다"고 밝혔다. 제작진이 아닌 출연자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 방송과 관련해서는 "해당 방송 회차는 우리의 귀에 친숙한 영화음악을 주제로 꾸며졌으며, 'Song to the moon' 역시 영화 '드라이빙 미스데이지'에 삽입된 유명 오페라 아리아로서 선곡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두 번째 방송에서 노래를 부른 소프라노 강혜정씨와 청와대의 인연도 주목받고 있다. 강씨는 2018년 6월 문재인 대통령의 러시아 국빈 방문 때 소프라노 조수미 등과 함께 모스크바 국립 차이코프스키 콘서트홀에서 열린 '한·러 정상회담 기념 한·러 클래식 음악회' 공연에 참여한 바 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