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못쓴 美 개미들의 반란…은값, 최고치 찍은 뒤 급락

입력 2021-02-02 17:23   수정 2021-02-03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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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개인투자자들의 ‘사재기 운동’이 은 시장에선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 공매도 헤지펀드에 대한 개인투자자들 공격을 주도한 미국 온라인커뮤니티 레딧이 은을 집중 매수 대상으로 지목했지만 국제 은 가격은 며칠 만에 다시 하락세다.

2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3월 인도분 은 선물은 트로이온스(약 31.1g)당 27.75달러에 거래됐다. 전 거래일 대비 약 5.6% 내렸다. 전날엔 13% 급등해 8년 만에 최고가인 30.13달러를 기록했지만 이후 하락세를 타고 있다.

지난달 27일 레딧 내 주식토론방 격인 월스트리트베츠에서 은 매수 의견이 잇따라 나온 이후 은 가격이 급등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은이 ‘제2의 게임스톱’이 될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예상한다. 미국 뉴욕증시의 개별 주식 주가를 올리는 것과 세계 상품시장에서 주요 품목 가격을 올리는 것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일단 은 시장엔 개인투자자들의 집중 공격 목표가 될 만한 대규모 단기 공매도가 없다. 주가가 우상향하면 대부분이 돈을 버는 주식과 달리 상품시장은 매수·매도 포지션 간 이득의 총합이 0인 ‘제로섬’ 구조인 것도 개인투자자에게 큰 부담이다.

상품시장은 수요·공급 원칙으로 돌아간다는 점도 차이다. 한정된 은 현물 공급량이 큰 변수가 된다. 이 때문에 레딧이 목표로 하는 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공격하는 것도 어렵다.

거대한 은 시장 규모도 ‘단기 공격’이 결국 무력화되는 이유다. ‘공매도 대전’ 이전인 지난달 중순 게임스톱의 시가총액은 14억달러 수준이었다. 반면 런던 선물시장 금고에 보관된 은 가치는 약 438억9000만달러에 달한다.

한 중개상은 “개인투자자들이 은을 매점매석하겠다는 것은 바닷물을 말려버리겠다는 얘기와 다를 바 없다”고 평가했다. 거래상, 광산업체, 헤지펀드, 실수요 제조기업 등 얽힌 기업이 많은 광범위한 시장이라 여간한 매수세엔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

개인투자자들의 움직임도 흐지부지되는 분위기다. 레딧의 공격 전부터 금융기업 등이 은에 대해 매수 포지션을 늘리고 있었던 게 이유다. 워런 패터슨 ING은행 NV 상품전략실장은 “은의 최근 상승세는 펀더멘털(기초체력)과 관련이 없다”며 “당분간 변동성이 커지겠지만 결국엔 은 가격이 지금보다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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