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순복음교회, 수년 내 100여개로 세포분열 추진"

입력 2021-02-02 14:43   수정 2021-02-02 14:53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지역을 기반으로 한 다수의 소규모 교회로 분리하는 작업을 추진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대형교회 시스템의 한계가 노출된 만큼 지역사회 중심으로 신앙의 본질을 복원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사진)는 2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코로나19 이후에 예전처럼 '모이는 교회' 형태로 복원될 수는 없을 것 같다"며 "'흩어지는 교회'로 방향을 전환해 각 지역에서 섬기는 방식으로 세포분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지난 2010년 21개 지교회를 분리해 독립시킨 바 있다. 지역사회 선교를 강화하기 위해 신도수 1만~2만 규모로 당회를 구성하고 예산의 80%를 독립적으로 편성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목사는 "한국 교회가 큰 교세를 자랑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지역에서 소외된 자들을 섬기는, 교회의 초기형태를 회복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여의도순복음교회는 향후 몇년 안에 100개 이상으로 세포분열해야 할 것으로 보고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목사는 이날 일부 교회와 기독교 단체를 통해 집단감염이 발생한데 대해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일부 교회가 방역지침을 지키지 않고 집단감염의 원인이 된 것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교회가 혼란의 시기에 모범을 보이지 못한 것에 대해 진심어린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교회의 선한 영향력이 많이 감소된 모습이 코로나19를 통해 그대로 드러나지 않았나 생각된다"면서도 "기독교 내에서 의혹을 받던 집단에서 문제가 터져나오면서 오히려 기독교의 정화 기회가 된 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철저한 자기 반성을 통해서 교회가 소외된 사람들을 섬기는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의도순복음교회는 평양에 건립을 추진중인 심장병원과 관련해 유엔과 미국 국무부에 기자재 목록을 제출하고 대북제재 적용 여부를 검토받고 있는 중이다. 이 목사는 "현재 건물 공정은 약 70% 정도 진행돼 6개월이면 완공될 수 있다"며 "인도적 지원을 위한 시설인 만큼 대북제재 면제 대상이 되도록 유엔과 미국 정부를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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