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도는 독일 헬라와 지주회사인 한라홀딩스가 50%씩 보유한 만도헬라 지분을 사들이기로 결정했다고 3일 발표했다. 인수 금액은 1650억원이다.
만도는 이번 인수를 통해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우선 만도헬라의 전장 및 소프트웨어 연구개발(R&D) 인력 140여 명과 협업해 제품군을 다변화한다. 이미 양산 중인 중장거리 레이더 이외에 단거리 레이더 등을 독자 개발하기로 했다. 실내 탑승자 감지 센서 및 차세대 통합 제어기 개발도 시작한다. 이를 통해 레이더, 카메라, 통합 제어기 등으로 이어지는 핵심 자율주행부품 라인업을 모두 갖춘다는 전략이다.
만도는 지난달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1’에서 선보인 ‘자유 장착형 첨단운전시스템(SbW)’을 제어하는 전자제어장치(ECU)와 차세대 고성능 장거리 레이더 생산도 만도헬라에 맡길 예정이다. 아울러 만도헬라의 해외 생산 거점(중국 쑤저우, 인도 첸나이)을 활용해 글로벌 판매량도 늘릴 계획이다.
조성현 만도 총괄사장은 “이번 인수가 만도의 자율주행 기술력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자율주행 핵심 부품을 자체 생산해 가격 경쟁력과 품질 경쟁력을 향상시키겠다”고 말했다.
만도헬라는 한라홀딩스와 헬라가 2008년 설립했다. 카메라 등 ADAS 핵심 부품과 브레이크 및 스티어링휠(운전대)을 제어하는 ECU, 각종 센서를 생산하고 있다. 연구소와 생산공장을 모두 운영하고 있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매출은 약 680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업계에서는 만도가 미래차 부품 분야에 대한 투자를 더 확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줄어들고 있는 내연기관차 부품 시장과 달리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부품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도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CES에 참여하기도 했다. 자동차 섀시(뼈대)와 스티어링휠을 분리하는 기술인 SbW를 선보여 ‘혁신상’을 받았다. 기존에는 섀시와 스티어링휠은 기계적으로 연결돼 있어 분리할 수 없었다. 만도는 둘을 전기 신호로 연결시켜 분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운전대와 섀시가 분리되면 차량 내부 공간을 보다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다. 운전하지 않을 때 서랍 속에 넣어 두었다가 필요할 때만 꺼내 쓰는 방식도 가능하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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