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사진)은 국내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긴급 처방으로 서울의 중심에 중소형 아파트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녹지 조성보다 시급한 게 서울 중심가에 젊은 부부와 무주택자들이 살 수 있는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얘기다. 박 회장은 3일 ‘박현주 회장이 바라보는 부동산’을 주제로 한 유튜브 영상에서 “1, 2인 가족이 늘어나는 인구 변화를 감안해 서울 도심에 15~20평짜리 아파트를 많이 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단기처방을 함과 동시에 장기적인 해법으로 국토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해안과 남해안에 외국인학교를 짓고, 병원을 옮겨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과도한 서울 쏠림현상을 해소해야만 수도권 집값을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박 회장은 “서울에 좋은 대학, 병원, 문화시설이 다 있기 때문에 누구나 서울에 오면 좋은 교육을 받고 좋은 병원에 가고 문화생활을 할 수 있다”며 “지방 도시에 있으면 왠지 인생이 뒤떨어져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학교를 동해안과 남해안 등지에 세우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논리다. 병원도 이런 곳으로 옮기면 의료 관광 수요 덕분에 고용 창출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고용의 50~60%가 헬스케어, 즉 병원에서 창출됐다”며 “균형 관점에서 사물을 보고 진척시키는 것도 혁신”이라고 말했다.
자산의 약 80%가 부동산에 쏠려 있는 것을 분산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라고 했다. 박 회장은 “10년 뒤에는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어도 부자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의 자산가치를 부정적으로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세금 문제다. 그는 “부의 양극화로 인해 세금이 줄어들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세금 부담을 신경 안 쓰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고도 했다. 고령화로 과거에 비해 부동산을 살 수 있는 세대가 절반으로 줄었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박 회장은 “다른 사람은 한국 국내총생산(GDP)이 증가하니까 부동산 가격도 올라간다고 하는데, 나는 이미 (많이) 올라갔다고 본다”며 “지금이 자산을 배분하기에 좋은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부동산 투자에서는 ‘위치’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조언했다. 박 회장은 “부동산 투자를 할 때는 첫 번째도 위치, 두 번째도 위치, 세 번째도 위치”라며 “위치를 보는 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데이터센터를 유망 투자처로 꼽았다.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를 확장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한 만큼 안정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재원/전범진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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