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가 진주와 사천 등 서부경남지역 주력산업인 항공제조업을 되살리기 위해 전방위 지원에 나섰다. 박종원 경상남도 경제부지사는 4일 중앙정부와 국책은행, 시·도 등을 찾아 항공제조업의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과 대출금 상환유예 등이 담긴 항공제조업 지원 방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방안에는 중소 항공제조업체에 대한 금융 지원을 강화하고 국산 헬기(수리온) 구매를 확대하는 등 업계의 요구사항도 반영했다.
도는 지난 2일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와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을 위한 대책회의를 열고 다음달까지 신속히 지정해 줄 것을 고용노동부에 건의했다. 만약 전체 업종에 대한 지정이 어려울 경우 조선업과 같이 중소협력업체만을 대상으로 특별고용지원업종을 지정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되면 고용유지지원금, 직업능력개발훈련, 생계비 대출 등이 추가로 지원된다. 고용·산재보험료와 건강보험료 등의 납부기한도 연장되고, 체납처분 유예도 이뤄져 해당 업종 고용 유지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도는 또 대규모 투자와 오랜 기간을 필요로 하는 항공산업의 특성을 반영해 대출금 상환을 유예하고 신용도를 완화하는 등 금융 지원을 확대해달라는 요청도 정부와 금융위원회, 산업은행에 전달했다. 도 관계자는 “중소 항공업체의 경우 높은 부채비율과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신용도 하락으로 금융권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난해부터 운영해 온 기간산업안정기금도 까다로운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해 경남은 물론 국내 항공제조 기업의 이용 실적이 전무하다”고 말했다. 도는 기술성과 경쟁력이 검증된 기업에 대한 대출한도 증액과 대출금 상환유예, 기간산업안정기금의 총차입금 기준 완화, 협력업체 지원 프로그램 대출금리 인하, 상환기간 연장 등을 건의했다.
도는 국내 항공기술로 개발된 수리온 판로 개척에도 나선다. 사천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세일즈팀을 꾸려 헬기 구매 의사가 있는 시·도와 관련 기관을 직접 방문해 수리온의 특장점과 우수성 등을 알릴 계획이다.
지역 항공제조업계는 보잉사의 B737Max 기종 생산 중단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요 감소로 위기를 맞고 있다. 도가 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의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출과 고용 모두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2019년 5조5163억원이었던 경남지역 항공제조업 매출은 지난해 4조6035억원으로 16.5%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중소 항공제조기업의 지난해 매출 감소폭은 34.3%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2019년 말 1만2717명이었던 고용 인력 역시 1만2035명으로 5.4%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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