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요시히데(菅義偉·사진) 일본 총리의 장남이 총무성 간부를 접대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실 대응 논란에 긴급사태 발령 기간 여권 인사의 심야 회식 문제 등으로 흔들리는 스가 내각에 또 다른 악재가 터졌다.
앞서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週刊文春)'은 지난 3일 온라인 기사를 통해 스가 총리의 장남인 시에고(正剛)씨가 다니와키 야스히로(谷脇康彦) 총무심의관, 요시다 마비토(吉田眞人) 총무심의관(국제담당), 아키모토 요시노리(秋本芳德) 정보유통행정국장 등을 접대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세이코씨는 스가 총리가 제1차 아베 내각에서 총무상으로 임명된 2006년 총무상 비서관으로 기용돼 약 9개월간 근무했고, 2008년에는 도호쿠신사(東北新社)에 입사해 현재 미디어사업부에서 취미·엔터테인먼트 총괄부장으로 근무 중이다.
슈칸분슌은 도호쿠신샤가 보유한 스타 채널, 바둑·장기 채널, 더 시네마 등 위성방송 채널 등은 총무성으로부터 인가를 받아 운영되는 데 스가 총리의 장남이 인허가권을 가진 총무성 간부를 접대해 국가공무원윤리법 위반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교도통신은 접대 의혹이 제기된 총무성 간부 중 한 명인 아키모도 국장이 4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스가 총리의 장남과 회식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위성방송 등의 인허가에 관여하는 아키모토 국장이 당시 회식비와 교통비를 받은 사실을 인정했고, 당시 비용은 자신이 부담하지 않았지만, 사후에 돌려줬다고도 했다.
슈칸분슌은 또 최신호(2월11일호) 잡지를 통해 사건 경위를 상세히 보도하면서 접대 당시 사진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스가 총리의 장남이 요시다 총무심의관에서 선물과 택시 티켓을 주는 사진 등이 포함됐다.
지난해 10~12월 네 차례에 걸친 접대에 매번 스가 총리의 장남이 동석했고, 참석한 총무성 간부는 달라졌으며, 10월7일 접대는 1인당 4만엔(약 42만5000원)이 넘는 도쿄의 고급 음식점에서 이뤄졌다고 전했다.
한편 스가 총리는 이날 중의원 예산위에서 장남에게 전화해 "조사에 들어가면 협력하라"고 전하고, "국민이 의심하는 일이 없도록 총무성에서 사실관계는 확인한 다음 룰에 따라 대응했으면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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