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치료' 프로페시아, 극단적 선택 유발 부작용 숨겨

입력 2021-02-04 07:28   수정 2021-03-06 00:30


남성 탈모 치료제로 흔히 복용하는 '프로페시아'(성분명 피나스테리드)의 제조사인 미국 머크스가 우울증을 유발해 극단적 선택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부작용을 알면서도 숨겨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최근 의학계에선 피나스테리드를 복용할 시 극단적 선택 및 우울증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프로페시아의 부작용과 관련 뉴욕 브루클린연방법원에 제기된 소송 관련 자료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유럽과 캐나다의 보건 당국은 피나스테리드를 이용한 탈모치료제에 '극단적 선택에 대한 충동을 부를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 문구를 삽입하토록 했지만, 미 식품의약국(FDA)은 극단적 선택과 관련한 경고 문구를 의무화하지 않은 상태다.

로이터 문건에 따르면 머크사는 최소 2009년부터 약 복용 후 심각한 우울증을 앓았다는 보고를 200건 이상 받았다. 다만 머크사는 심각한 우울증과 극단적 선택과 관련한 보고 사례가 너무 적고 구체적이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후속 조처를 하지 않았다.

특히 머크사는 프로페시아의 부작용과 관련한 경고 문구에 극단적 선택과 관련한 내용을 추가하지 않도록 FDA를 설득했고, FDA 역시 '극단적 선택을 한 비율이 자연발생적인 비율보다 적다'는 머크사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FDA는 2011년 프로페시아나 복제약을 먹은 뒤 100명 이상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보고를 접수해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소비자 보호단체들은 머크사가 매출을 높이기 위해 부작용에 대한 경고를 숨겼다고 비판하고 있다. 다만 머크사는 성명을 통해 "프로페시아와 극단적 선택의 상관관계에 대한 과학적 증거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프로페시아는 1997년 미 FDA의 승인을 받은 세계 최초의 남성형 탈모 치료제다. 원래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모발성장을 촉진하는 효과가 입증되면서 먹는 탈모 치료제로 사용하게 됐다.

국내에는 2000년 출시됐다. 식약처는 국내에서 시판되는 프로페시아정 1mg에도 이상반응으로 우울증 및 투여중단 후 지속되는 성욕감퇴, 불안을 경고하고 있는 상태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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