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총리는 이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보편적 기본소득제도를 성공적으로 시행한 나라는 지구상에 없다”며 “포퓰리즘은 의사 결정권자의 합리적인 판단을 막아 잠시는 좋아 보일지 모르지만 결국 후회하게 된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한국은 보편적 기본소득에 필요한 재원이 없다”며 “기본소득을 실현하려면 모든 복지 혜택을 폐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례가 없는 새로운 제도를 마련하기보다 코로나19로 피해가 큰 국민을 선별 지원해야 한다는 게 정 총리의 판단이다. 정 총리는 지난달 7일에도 SNS에 “재정건전성보다 중요한 게 민생”이라며 “더 이상 ‘더 풀자’와 ‘덜 풀자’ 같은 단세포적 논쟁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썼다.
여권에선 차기 대선 주자 중 ‘단독 선두’로 떠오르는 이 지사에 대해 다른 대선 후보들의 견제가 잇따르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달 2일 “기본소득은 복지제도의 대체재가 될 수 없다”며 “알래스카 빼고는 그것을 하는 곳이 없다”고 비판했다.
정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선 ‘4차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해 이 대표와 다른 견해를 내놨다. 그는 이 대표가 최근 재난지원금에 대해 “보편과 선별 지급을 함께하자”고 제안한 데 대해 “저는 차등 지급을 하는 게 옳다는 생각”이라며 “넓고 얇게 지급하는 것보다 조금 좁고 두텁게 지원하는 게 옳다”고 강조했다. 다만 “재난을 극복하기 위해 어려운 분들에게 지급하는 경우에는 차등 지급하는 게 옳고 경기 부양용일 때는 전 국민에게 지급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통상자원부의 북한 원전 건설 보고서’에 대해선 “산업부 실무진이 누구의 지시도 없이 만들었고, 현실성이 없다는 자체 판단에 따라 폐기한 것”이라며 야당 측이 제기한 청와대 개입 의혹을 일축했다. 또 진위 파악을 위해 2018년 판문점 남북한 정상회담 당시 북측에 전달한 USB를 공개하라는 야당 측 요구에도 “정상 간 주고받은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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