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대면 정상회담을 하지 못한 상황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안타까움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눈을 마주보며 대화하는 만남이 중요하다. 꼭 직접 만나서 협의하길 기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직접 만나서 대화한다면 한·미 양 국민에게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통화 초반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분주한 가운데 전화주셔서 감사하다”고 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과 통화를 못 할 정도로 그렇게까지 바쁘지는 않다”고 답해 웃음이 터져나왔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14일 만에 이뤄진 이날 한·미 정상통화는 2000년대 들어 미국 신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가장 늦은 편에 속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1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취임 후 4일 만에,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9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취임 후 13일 만에 정상통화를 했다. 2017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9일 만에 통화했다. 한·미 정상통화가 늦어지면서 일각에선 지난달 26일 한·중 정상통화 여파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시진핑 주석과의 통화는 한·미 양국의 통화 시점을 정하는 데 고려사항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미국이 의도적으로 한·미 정상통화를 미뤘다기보다 코로나19 관련 예산안 처리를 위한 공화당 설득 등 국내 현안이 많았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지난달 28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의 미·일 정상통화 이후 해외 정상통화를 하지 않던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한국 호주 등 아시아 우방국들과 순차적으로 정상통화를 재개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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