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 클럽의 인기 비결은 관용성이다. 관용성은 클럽 페이스 어디에 공이 맞아도 날아가는 방향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 특성이다. 김 부사장은 “G400부터 골퍼들 사이에 돌기 시작한 ‘OB 없는 채’라는 명성이 G425까지 유지되고 있다”며 “수입 물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소비자들이 예약한 뒤 채를 한 달가량 늦게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국내 최대 오프라인 골프용품 판매업체인 골프존 마켓에 따르면 G425는 지난해 4분기 드라이버, 우드, 하이브리드 부문에서 가장 많이 팔린 클럽으로 꼽혔다. 김 부사장은 “G425를 앞세워 꿈의 목표인 클럽 매출 1000억원에 도전하겠다”며 “작년에는 전년보다 35% 늘어난 8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말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 아이언, 퍼터 등 쇼트게임용 클럽 라인업을 강화할 뜻도 내비쳤다. 그는 “드라이버 약진의 낙수효과로 아이언이 한 달에 1000세트 정도 팔리는 등 성장했지만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올해 나오는 아이언 신모델을 통해 클럽판을 다시 한번 흔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롱게임용 클럽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 지금의 포트폴리오는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은 모양새”라며 “제품군을 얼마나 분산하느냐가 올해 해결해야 할 큰 과제”라고 설명했다.
“골프용품 시장의 성장세가 상당 기간 유지될 겁니다. 젊은 골퍼와 여성 골퍼들이 늘면서 지난해 골프용품 시장이 15%가량 성장했어요.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안정세로 돌아서면서 경기도 반등할 것으로 보여 용품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핑 본사에서도 한국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핑에 한국은 규모로는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위 시장이고, 매출 성장률로는 세계 1위인 핵심 시장”이라며 “미국 시장에 이달 출시하는 G425를 한국에는 5개월이나 먼저 세계 최초로 내놓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2013년과 2014년을 가장 힘들었던 시기로 꼽았다. i25 시리즈를 야심차게 대규모로 국내에 들여왔지만, 시장에서 외면당했다. 악성 재고를 털어내는 데 2년이 걸렸고, 매출은 2년간 뒷걸음질쳤다. 김 부사장은 “취임 뒤 매년 연 30%의 매출 성장세를 7년간 이어오니 자만했던 거 같다”며 “지금도 경영철학으로 새기고 있는 ‘시장을 이기는 장사는 없다’는 교훈을 얻었던 순간”이라고 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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