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호 기자] 도전의 결과가 항상 성공이라는 법은 없다. 운이 좋게 모든 일에 성공할 수도 있지만 실패라는 벽에 부딪혀 좌절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런 실패를 마주하며 여렸던 마음이 단단해질 수 있기 때문에 실패가 의미 있는 것이 아닐까.
항상 성공하는 일만 하는 사람은 자신감이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마이클 리. 심리학을 전공하며 대학원을 준비하던 그는 본인 내면의 감정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노래를 하고 싶어 부모님을 설득해 무작정 배우의 길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세상에 홀로 몸을 던지는 기분이었다고. 그렇지만 그의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젊은이들에게 무엇이든 도전하고 부딪혀보라는 말을 가장 해주고 싶다는 마이클 리. 관객들을 울리는 목소리만큼이나 그의 인터뷰 한 마디 한 마디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풍부한 감성과 다양한 감정을 다채롭게 표현하는 마이클 리의 인터뷰를 지금부터 만나보자.
Q. bnt와 화보 촬영 소감
“너무 즐겁게 했다. 원래 사진 찍을 때 긴장을 많이 하는데 분위기도 너무 좋아서 편하게 한 것 같다”
Q. 가장 마음에 든 콘셉트는
“다 좋았는데 수트를 입고 찍은 것이 맘에 들었다. 그래서 제일 재밌게 했다. 헤어 스타일도 세련되게 해서 정말 평소 내 스타일이 아니라 재밌었다(웃음)”
Q. 근황은
“2020년은 코로나 때문에 실제로 공연이 어렵기 때문에 VR 콘서트를 제작했다. 미국의 유명한 팝과 록을 어쿠스틱 하게 보여주는 내용의 공연이었다. 잘 마무리한 후에 일본에 다녀왔는데 일본에 도착하고 격리 중인 상황에서 코로나가 굉장히 심해졌다. 정말 운이 좋게 일본에 갈 수 있었다. 격리 후 공연을 잘 마치고 한국에 와서 2주 격리를 마치고 지금 스케줄을 소화하는 중이다(웃음). 올해는 관객들과 만나고 싶어서 다른 VR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 팝과 록이 주가 될 것 같다”
Q. 취미 생활이 있다면
“일기를 매일 적고 시나리오도 매일 쓰고 있다. 관심이 굉장히 많다. 나는 뮤지컬 배우기 때문에 이런 것에 관심이 많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여유 있을 때 책을 읽고 새로운 아이디어로 시나리오를 쓰는 게 재밌다”
Q. 내가 생각하는 나의 인기 비결이 있다면
“인기 없는데 이런 질문을 받다니 영광이다(웃음). 나는 미국에서 태어나서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한국에 와서 인기가 많아졌을 때 정말 감사하게 생각했다. 팬분들을 비롯한 관객분들 모두 내게 응원해주시는데 정말 진심으로 감사한 맘이 든다. 그리고 감사함을 표현한다. 일찍 성공한 배우들은 아마 이런 것에 익숙해져서 내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냥 팬분들이나 관객분들의 사랑에는 익숙해지지 않고 항상 감사한 마음이 드는 것 같다”
Q. 새해에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배우들은 하고 싶은 것을 고른다기보다는 선택을 받는 직업이다. 그래서 앞으로도 오디션을 보고 프로듀서님들과 만나서 나와 맡는 역할을 찾으면 하고 싶다”
Q. 새해 목표나 결심이 있다면
“2021년에는 작은 공연이나 콘서트를 제작하거나 연출할 수 있다면 해보고 싶다. 그리고 작은 앨범이라도 발매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이제는 무언가를 창작해보고 싶다. 그리고 작년에 제작했던 VR 콘서트로 관객분들과 만나고 싶다. 팝과 록으로 관객들과 다시 만나는 것이 올해의 목표다”
Q. 노래를 정말 잘한다. 노래를 잘하는 마이클 리의 노하우는
“모든 사람에게 감정의 그릇이 있다고 생각한다. 평소 감정을 표출할 때와 노래로 표출할 때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노래는 좀 더 힘이 필요하다. 나는 수줍음이 많은 편이라 노래를 할 때 감정이 더 표출이 잘 되더라. 그래서 노래를 시작했다. 노래할 때 음정, 박자보다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고 관객들과 조금 더 교감이 잘 되더라. 노래는 그냥 감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장 잘 부를 수 있는 노래는 감정이 많이 필요한 노래다. 내가 감정이 풍부한 것 같다(웃음)”
Q. 목 관리 방법이나 노하우는
“두 가지다. 잠과 물이다. 잘 자는 것과 물 많이 마시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잘 먹고 마음도 잘 잡고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Q. ‘여러분의 삶을 위해 시간을 사용해라’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Try Everything’이다. 젊었을 때 모든 것을 시도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실패하는 것은 성공하는 것과 다 연결되어 있다. 성공하고 싶으면 실패를 해봐야 한다. 모든 것을 다 해봐야 한다. 나는 지금 나이에도 도전하고 싶은 것에 도전하고 있다. 실패에 좌절하지 말고 익숙해져야 한다. 실패하면 마음이 아프지만 그것에 익숙해지고 마음이 단단해지면 된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라는 말을 가장 해주고 싶다”
Q. 걸그룹 위클리의 멤버 신지윤이 강연 때 마이클 리의 노래를 듣고 울었다. 그 모습을 보고 어땠는지
“우리 모든 사람은 고생을 하고 있다. 가끔 사람들은 나 혼자만 이렇게 힘들다고 생각할 때가 있는 것 같다. 특히 내가 동경하는 사람들은 나와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모든 사람은 다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 내가 동경하고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도 나와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 때 ‘저 사람도 나와 같구나’라는 맘이 들면서 눈물이 나는 것 같다. 그래서 위클리의 멤버도 눈물을 흘리지 않았나 싶다. 이 나이 많은 아저씨도 내 맘과 같구나 하는 맘에 울었을 것 같다(웃음)”
Q. 배우의 꿈을 위해 학업도 중단하고 아버지를 엄청나게 설득했다고. 그 당시의 심경은
“처음엔 나도 두려움이 앞섰다. 새로운 길을 가면 그동안 했던 학업은 아예 접어야 하기 때문에 겁을 먹었던 것 같다. 그땐 나이도 어렸고 굉장히 두려웠다. 하지만 배우를 하기로 마음을 먹으니까 여유가 생기더라. 정말 너무 하고 싶었다.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고 생각했다. 배우 생활을 하면서 겪은 세상은 정말 내가 살면서 모르는 세상이었다. 하지만 많이 배웠다”
Q. 배우를 꿈꾸게 된 계기는
“어렸을 때부터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싶었다. 그리고 주변에 예술을 하는 친구들이 항상 있었다. 나도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했던 것 같다. 지금도 가장 친한 친구도 그렇고 나의 아내도 그렇고 예술을 하는 사람이다”
Q. 드라마 tvN ‘화유기’에 출연했다. 뮤지컬과는 많이 다른데 소감과 앞으로도 드라마 출연 계획이 있는지
“당연하다. 드라마를 하며 정말 많이 배웠다. 무대와 엄청 다르다. 회마다 에피소드가 있고 몇 달에 걸쳐 방영되는 것도 있는 만큼 정말 장기적이다. 앞으로도 하고 싶다면 너무 하고 싶다. ‘화유기’에 출연하며 정말 엄청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얼마나 스태프분들이 고생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 당시에는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과정은 힘들지만 방영이 될 때 보면 정말 완벽하다. 내 생각엔 대한민국이 드라마를 가장 잘 만드는 나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되게 많이 배웠고 힘들 때도 있었다. 드라마와 뮤지컬은 달라서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몰랐다. 하지만 이 경험을 통해 많이 성장한 것 같다”
Q. 가족들을 정말 사랑하는 것 같은데 가족들에게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나의 아버지와는 다른 아버지가 되고 싶다(웃음). 나의 아버지는 정말 최고의 아버지였다. 항상 옆에 있어 주고 나를 지켜주셨지만 표현이 없으시고 말이 없으셨다. 무뚝뚝하셨다. 하지만 아버지의 사랑을 100% 느낄 순 있었다. 나는 그래서 아버지와 다르게 사랑을 많이 표현하고 싶다. 매일 안아주고 매일 사랑한다고 말하고 함께 놀아주고 싶다(웃음)”
Q. 함께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누구든 좋다. 새로운 배우들과 함께 할 때 무언가를 배우는 것 같다. 조승우와도 함께 해보고 싶고 옥주현과도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 그리고 신인 배우나 젊은 배우들도 잘하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함께 해보고 싶다”
Q. 가장 애정이 가는 작품이나 역할은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를 할 때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새로운 뮤지컬을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나도 나이를 먹으며 여러 경험을 하기 때문에 그 역할이 시간이 지날수록 다르게 다가온다. ‘벽을 뚫는 남자’도 다시 하고 싶다. 7년 전에 했던 작품이다. 한 번 더 할 수 있으면 하고 싶다. 내가 맡았던 역할이 너무 사랑스럽다. 실제의 나와 비슷하다는 말도 많이 듣는다(웃음)”
Q. 브로드웨이와 한국에서 활동하고 드라마에도 나오고 심사위원도 했다. 도전의 아이콘처럼 느껴지는데 앞으로도 도전하고 싶은 분야는
“뮤지컬을 프로듀싱하고 싶고 내가 쓴 시나리오를 영화로도 제작하고 싶다. 내가 쓴 시나리오로 만든 영화가 큰 스크린에서 나오면 정말 감동적일 것 같다. 공연 연출도 욕심난다”
Q. 여러 도전을 하면서 달려왔다. 바쁘게 달려온 내게 한마디 하자면
“너무 좋은 질문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기는 쉽지만 내가 내 자신에게 말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다른 사람들에게 실패를 해보라고 말하지만 내가 실패하는 것은 솔직히 누구나 그렇듯이 두려울 것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성공만 하는 사람들은 가장 자신감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성공할 것 같은 일만 하기 때문이다. 내게 하고 싶은 말은 ‘네 말을 믿어라’라는 말이다. 나도 끊임없이 도전했지만 앞으로도 더욱 도전하며 살고 싶다”
Q.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2020년은 너무 힘든 시기였다. 나도 팬들을 많이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팬들은 끊임없이 SNS로 나를 응원해줬다. 정말 감사하다. 정말 올해는 코로나가 좋아져서 만나고 싶은 마음뿐이다. 작년에 관객들의 빈자리가 정말 크게 느껴졌다. 극장을 사람에 비유하면 관객들과 팬들은 피와 같다. 관객들이 없다면 극장은 아무것도 아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감사한 마음으로 공연할 테니 올해는 꼭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Q. 대중들이 마이클 리를 어떻게 기억했으면 하는지
“평범한 사람으로 기억했으면 좋겠다. 일어나서 밥하고 집에서 청소하고 한다. 직업이 뮤지컬 배우일 뿐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은 똑같다. 나를 친근하게 생각해주면 좋겠다(웃음)”
에디터: 임재호
포토그래퍼: 차케이
수트: 스플렌디노
선글라스: 어크루
브레이슬릿: 루카바라
스타일리스트: 퍼스트비주얼 정민경 대표, 최정원 실장
헤어: 코코미카 우천용 원장
메이크업: 코코미카 미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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