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6개월 만이다. '뒷광고' 논란으로 활동을 중단했던 양팡(양은지·25)이 복귀했다. 네티즌들은 '6개월의 법칙이냐'며 담론을 벌이고 있다.
6개월의 법칙이란 논란이 불거진 유튜버들이 검은 옷을 차려입고 '죄송하다'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한 후 활동을 중단, 6개월 만에 복귀하는 것을 비꼰 것이다.
유튜브 수익 창출 가이드에 따르면 채널이 6개월 이상 비활성화 상태이거나 콘텐츠가 게재되지 않을 경우 자격이 박탈된다. 유튜버 양팡도 이를 인지하고 때맞춰 복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양팡은 먼저 지난 1일 '시청자분들께'라는 제목의 영상을 유튜브에 게재했다. 경직된 표정으로 카메라 앞에 선 양팡은 "뒷광고를 비롯한 여러 논란에 대해 시청자분들께 실망을 끼쳐드려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며 머리를 숙였다.
양팡은 지난 반년간 자신의 경솔한 발언과 팬 기만행위에 대해 뼈저리게 반성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여러 번 사과 영상을 올렸음에도 저의 잘못이 너무나도 커 저의 진심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그가 가장 마지막에 게재한 사과문이 대필 의혹이 불거진 것에 대해서도 필적 감정서까지 받아 의혹을 부인했다. 양팡은 "해당 사과문은 제가 직접 쓴 사과문이 맞다. 늦게나마 제 진심이 닿길 바라며 사과문 필적감정을 의뢰해 제가 작성한 것이라는 결과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양팡은 "제 잘못으로 인해 모든 방송에 대해서도 의심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의혹들 역시 저의 잘못된 행동의 결과라고 생각하며 책임도 제게 있는 것 같다. 자숙동안 사실이 아닌 의혹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지만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사죄하는 마음으로 자숙하며 반성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며 자숙 기간 중 두문불출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함께 양팡은 2019년 지하철 유기견 구조 조작설, 반려견 펫숍 입양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뿐만 아니라 유튜버 구제역이 제기한 부동산 사문조 위조, 계약금 '먹튀' 의혹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양팡은 구제역과 합의한 것에 대해 "구제역은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이라는 위법행위를 한 가해자고 저는 피해자"라며 "재판에서 패소할까봐 합의한게 아니라 구제역으로 인해 허위사실이 공론화 돼 정신적, 금전적 피해가 막대했고 저와 가족 모두가 합의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부동산 사건은 의도적으로 누군가에 피해를 입히기 위해 사기를 치거나 먹튀를 하거나 폭언을 행사한 일은 결단코 없다. 잘못된 공론화로 진행하던 민사조차 정상적인 심신상태로 하기 힘들어졌고 결국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양팡에 따르면 구제역은 민형사소송이 두려워 사과 의사를 밝혀 왔었다고. 양팡은 "진심이라고 생각되어 기회를 줬으나 그 이후 저에 관련된 조롱 영상을 올리며 본인이 한 약속을 어겼다"며 낙담했다.
그러면서 구제역에 대해 "스스로 영웅 프레임까지 부여하는 것을 보고 참을 수 없었다. 민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사건에 저희가 패소했다고 단정하고 가족을 악랄한 가해자로 만들고 본인이 누군가를 위해 희생한 것처럼 선동하면 어떤 이득을 취하게 되는지도 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구제역은 유튜브 구독료 계좌를 오픈해 팬들로부터 기부를 받았고, '양팡과 소송전을 시작하겠다'며 영상을 게재해 높은 조회수를 올렸다. 양팡은 구제역에 대해 강경대응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유튜브 영상을 비공개 처리한 것에 대해 양팡은 "제 잘못을 반성하는 동안 이전 영상을 통해 수익 창출을 하는 것은 부끄러운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삭제처럼 보이기 위해 비공개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양팡은 자숙 기간 동안 주변을 돌아볼 기회가 있었고,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기부 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양팡은 △한국미혼모가족협회 1000만 원 현금과 생리대 10000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부산지역 그룹홈에 매달 200만 원(연 2400만 원), 학대 피해 아동 예방 및 지원 사업에 2300만 원 △산타원정대 600만 원 △효심밥상 무료급식소에 매달 식재료비 120만 원 전액 후원 및 봉사활동 진행 중이라고 했다.
그는 "기부와 봉사를 통해 주변을 돌아보며 자숙과 반성을 했다. 뒷광고 이슈와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기부와 봉사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해당 영상은 게재 5일 만에 280만 뷰를 기록했다. 네티즌들은 "사과는 받는 사람이 결정하는 것", "솔직히 달가워 보이지 않는다", "AI 처럼 읽는 듯", "한번 돌아선 민심 다시 돌리기 힘들 것"이라며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마음 고생이 심한 게 눈에 보인다", "앞으로가 더 중요할 것", "진심은 언젠가 닿기 마련" 등 옹호하는 의견도 있었다.
복귀 방송에서 기부 인증을 한 것에 대해 눈살을 찌푸리는 이들도 있었다. 양팡은 "기부 봉사가 면죄부가 되는 수단이 아니며 해결책이 되지 않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단순히 티를 내려거나 용서를 구하려고 영상에 삽입한 것이 아닌 시청자들께 마지막으로 드린 약속이었기 때문"이라며 봉사 영상을 또 게재했다.
공개된 영상 속에서 양팡은 사료 포대를 짊어지고 개인 유기 동물 보호소에 찾아가 보호소를 운영하는 ‘강엄마’와 이야기를 나누고 봉사 활동에 참여했다. 양팡은 “이전에는 ‘카라’같은 동물 보호단체들과 봉사를 했었는데 개인 보호소에도 찾아오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양팡은 아프리카TV 방송을 통해 공황장애 증상을 보이며 "갑자기 말 하려고 하는데 심장이 너무 뛰어서 채팅을 못 보겠다. 미칠 것 같다"고 했다. 양손을 떨며 약한 경련을 일으키자 시청자들은 양팡을 걱정했고 그는 "이제 괜찮다. 그래도 채팅창은 도저히 못 보겠다"고 했다.
아직까지 실망감을 드러낸 팬들이 많은 상황에서도 양팡은 복귀를 미룰 수 없었다. 그는 "대학을 자퇴하고 여기까지 달려왔다. 제가 잘 할 수 있는 게 방송밖에 없다"고 말했다.
양팡은 250만 구독자 수를 가진 인기 유튜버이자 BJ였다. 가족 콘텐츠로 사랑을 받은 그는 2019년 아프리카TV BJ대상 버라이어티여자 부문 대상을 수상했고, 2020년 4월부터 4개월간 부산광역시 홍보 대사로 활동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뒷광고' 논란에 휩싸인 후 활동을 중단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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