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쪽방촌'에 최고 40층 주상복합 짓는다

입력 2021-02-05 17:32   수정 2021-02-14 16:13


국내 최대 규모의 쪽방 밀집지역인 서울역 인근 동자동 쪽방촌이 2410가구의 아파트 단지로 개발된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서울주택도시공사가 공동 시행사로 사업을 이끈다. 공공이 토지를 수용한 뒤 직접 개발하는 공공주택지구 사업 방식을 적용한다. 기존 쪽방촌 주민 1000여 명의 재정착을 위한 임대주택을 먼저 지은 뒤 민간분양 택지를 개발할 계획이다. 임대주택 입주 시점은 2026년, 민간분양은 2030년이다.
서울역 쪽방촌, 고층 아파트로 탈바꿈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용산구는 5일 이런 내용을 핵심으로 한 ‘서울역 쪽방촌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공공주택 및 도시재생 사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서울역에서 남산 방향으로 있는 동자동 일대 서울역 쪽방촌(4만7000㎡)이 사업 대상지다. 서울역과 인접한 역세권이고 남산도 가까워 입지 여건은 뛰어나다. 이곳은 1960년대 조성된 쪽방촌 때문에 개발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거주 중인 쪽방촌 주민은 서울시 집계 기준 1007명이다. 서울역 쪽방촌 정비는 공공주택지구사업으로 추진된다. 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가 공동 사업시행자로 나선다. 아파트 17개 동에 공공임대 1250가구와 공공분양 200가구, 민간분양 960가구 등 2410가구로 구성된다. 구체적인 단지 규모는 지구계획 등을 거쳐 확정된다. 서울시는 이곳의 건물 층수를 40층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정부는 주민 의견 수렴 절차 등을 거쳐 올해 지구 지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내년에 지구계획 및 보상에 들어가 2023년 공공주택단지를 착공하고 2026년 준공할 계획이다. 민간분양 택지 개발은 2030년까지 끝낼 방침이다. 변창흠 국토부 장관은 “공공이 직접 나서 노후 주거지를 신속하게 개발한다는 점에서 ‘2·4 부동산 대책’의 사업 모델과 비슷하다”며 “작년 초 영등포 쪽방촌에서 시작된 쪽방촌 선순환 개발이 대전에 이어 이곳 서울역에서도 결실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공공 주도 순환정비 방식 적용
이번 사업은 순환정비 방식으로 진행된다. 임대주택과 공공분양주택이 들어설 지역의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공공주택을 지어 기존 거주자의 재정착이 끝난 뒤 나머지 부지를 정비해 민간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쪽방촌 주민들이 임대주택에 재정착해야 하기 때문에 임대주택부터 짓는다. 사업부지에 거주 중인 쪽방 주민 150여 명을 위한 임시 거주지는 사업지구 내 게스트하우스나 모듈러(조립식)주택 등을 활용해 조성한다. 쪽방 주민들은 기존보다 2~3배 넓고 쾌적한 공간을 현재의 15% 수준의 저렴한 임차료로 살 수 있게 된다. 사업지 내에 일반 주택은 100여 가구 있다. 정부는 이들 중 희망하는 가구를 대상으로 인근 지역의 전세·매입 임대를 임시 거주지로 제공한다.

임대주택은 추진 중인 통합공공임대 형태로 공급된다. 거주자의 가구원 수 등을 고려해 1인가구용과 다인가구용 주택을 적절히 배분할 방침이다. 공공주택 단지에는 입주민과 지역주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국공립 유치원, 도서관, 주민카페 등 편의시설도 설치된다.

사업지구에 편입되는 토지 소유자에게는 토지 용도와 거래 사례 등을 고려해 보상할 예정이다. 상인에게는 영업보상을 하거나 주택 단지 내 상가 등을 통해 영업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상가 내몰림(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기 위해 공공주택단지 내에 상생협력상가도 짓는다. 이는 도시재생지역에 지자체와 공공기관 등이 조성해 청년과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저렴한 임대료로 공급하는 건물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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