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향에 불투명 유리까지"…'신촌 청년주택'에 불만 폭주

입력 2021-02-07 10:44   수정 2021-02-07 10:51



서울 '신촌 청년주택' 입주를 앞두고 200개가 넘는 호실의 창문이 절반가량 불투명 유리로 가려져 입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7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준공된 서울 마포구 창전동 '이랜드 신촌 청년주택' 입주가 이달 19일 시작된다.

문제는 전체 589호실 중 북향 209개 호실 창문 아랫부분에 가로 약 110㎝·세로 약 60㎝ 크기로 여닫을 수 없는 불투명 유리창과 플라스틱 프레임이 덧대어져 있다는 점이다.

북향 호실에서 30∼40m 맞은편에는 2019년 준공된 다른 아파트가 있다. 앞에 주거용 건물이 없는 나머지 남향 호실에는 불투명 유리창 대신 일반적인 아파트의 발코니 창문처럼 철제 난간만 설치돼 있다.

창문이 완전히 열리지 않아 화재 등 비상상황 대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당국은 모집 공고에서부터 유리창 형태를 충분히 설명해 절차적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입주민들은 입주를 불과 한 달여 남긴 사전점검에서야 이를 파악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모집 공고문과 주택의 최종 도면 등에도 (유리창 관련 설명이) 정확히 기재돼 있다"면서 "절차상 안내나 사전점검 기간이 없으면 문제지만 당사자들이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향·북향 호실도 당사자들이 추첨으로 결정했고 창문이 좀 다른 것을 두고 임대료에 차등을 두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북향 호실 입주민 A씨는 "모집 공고문에는 작은 글자로 `입면분할 창호 하부에 불투명 유리가 있다' 정도로만 설명됐고 온·오프라인 주택 체험관에서도 이런 형태의 창은 소개하지 않았다"면서 "남향 호실과 보증금·월세가 같은 것도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성걸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유리창을 바꾸는 방식으로 해결이 어렵다면 최소한 남향은 북향보다 계약금의 10%를 더 받는 등 경제적 유인이 있어야 한다"며 "도심에 주택 공급이 늘며 이런 문제가 더 심해질 것이니 정부 차원에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 청년 임대주택은 대지면적 5,232 m²에 세대수 589세대의 지하5층~지상 16층 규모다. 이랜드건설이 지은 첫 번째 청년주택으로 광흥창역 1번 출구에서 250m가 채 안 되는 거리에 위치한 초 역세권이다.

529가구를 대상으로 청약 모집을 진행한 신촌 청년주택은 2만 6000명이 넘는 청약자가 몰리며 최종 경쟁률 50대1을 기록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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