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주 계속 가지고 있어야" vs "투자 수익 거둬들일 시기"

입력 2021-02-08 15:50   수정 2021-02-08 15:56


코스피지수가 3000을 넘어서면서 투자자들의 전략이 엇갈리고 있다. 주도주의 상승 추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며 주도주를 계속 들고 가야 한다는 입장과 유가증권시장 주가수익비율(PER)이 역사적 고점에 도달한 상황에서 지금은 투자 수익을 거둬들이는 시기라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DB금융투자는 두 가지 전략을 혼합하는 것도 현실적인 대응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DB금융투자는 '추세 추종의 아버지'라 불리는 제시 리버모어와 '가치투자의 창시자' 벤저민 그레이엄이 현재 한국 주식시장에 대해 나누는 가상의 대화 형식으로 양측의 논리를 분석했다. 제시 리버모어는 "지금은 당연히 주식을 붙들고 있어야 할 때"라고 봤다. 한 번 형성된 추세는 지속성이 있다는 것이다. 가격에 녹아있는 정보 자체를 신뢰한다고도 했다.

중요한 것은 추세가 언제까지 지속되느냐다. DB금융투자는 리버모어의 입을 빌려 "코스피와 구리 가격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때를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두 지표가 전고점을 뚫을 때가 오면 이는 상승 추세가 강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평생 주도주를 공략해온 리버모어라면 지난해 3월 20일부터 현재까지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IT가전·화학·자동차 주식에 계속 투자할 것이라고 봤다. "주도주가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만큼 주도주는 주식시장의 상승 추세가 끝날 때까지가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논리였다.

반면 벤저민 그레이엄이 살아있다면 "지금은 당연히 그간의 투자 수익을 거둬들이는 데 집중할 시기"라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가수익비율(PER)이라는 지표가 100년간 살아남은데는 이유가 있으며, 시장은 다시 균형으로 회귀하려고 할 것이라는 관점이다. 그레이엄은 "PER이라는 단순함에 묻어있는 진실을 숙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치투자자의 관점에서 한국 시장을 분석한다면 "지금까지 얻은 투자 수익을 거둬들이는데 집중하고, 저평가된 곳으로 이동하라"고 할 것이다. 장기 금리 상승 여력에 대한 논란이 남아있는만큼 금융 업종을 제외하고 건설 통신서비스 철강 업종을 저평가된 분야로 추천했다.

보고서를 쓴 DB금융투자는 양측의 전략을 섞어서 대응하라고 조언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쪽에는 추세 추종 전략에 따라 IT가전 화학 자동차 업종을, 반대쪽에는 가치 투자 전략에 따라 건설 통신서비스 철강 업종을 함께 담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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