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영 디에스자산운용 주식운용1본부장(사진)은 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스피지수가 지난달 3200선을 돌파한 뒤 등락을 거듭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간 상황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이 본부장은 지난 2일 한국경제신문사와 한국펀드평가가 주관한 ‘2021 대한민국 펀드대상’에서 사모펀드 부문 ‘올해의 펀드매니저’ 상을 받았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이 본부장이 운용하는 ‘디에스福(복)’ 펀드도 2년 연속 ‘올해의 헤지펀드’로 선정됐다. 디에스운용의 11개 주식형펀드가 작년 기록한 평균 수익률은 70%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30.8%)을 압도했다.
이 본부장은 ‘시대의 1등주에 투자한다’는 투자철학을 비결로 꼽았다. 그는 “MSCI지수에서 한국 증시의 섹터별 시가총액 변화를 살펴보면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와 반도체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업종의 성장세가 뚜렷이 나타난다”며 “신산업 대표주에 적극 투자해 시장과 펀드 수익률 간 괴리를 줄이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디에스펀드 수익률 70%에서 반도체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포인트씩을 기여했다. 현대차가 10%포인트, LG화학·SK이노베이션 등 2차전지주가 10%포인트, 인터넷·바이오·미디어 등 나머지 종목이 10%포인트로 뒤를 이었다.
이 본부장은 한국 증시가 정보기술(IT), 바이오, 미디어·콘텐츠 등 미래 산업군을 필두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시가총액을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자본화 비율’을 보면 미국은 170%에 달하지만 한국은 이제 막 100%를 넘긴 수준”이라며 “신산업 위주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실적 우상향 추세를 이어나가고 있는 만큼 아직 고평가를 논하기엔 이르다”고 덧붙였다.
올해 증시에서는 이런 성장 테마와 함께 화장품·면세점 등 중국의 ‘한한령(한류 금지령)’ 해제 수혜주, 항공·여행 등 코로나19 피해주의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이 본부장은 예상했다.
장기적으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유망 투자 테마로 제시했다. 이 본부장은 “기업들이 ESG 평가지표를 충족시키려면 자금력과 실행력이 함께 필요하다”며 “결국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튼튼한 기업이 ESG 정책을 원활히 실행하고, ESG 정책이 다시 해당 기업의 펀더멘털을 뒷받침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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