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장 재산 대부분은 카카오 지분이다. 그는 카카오 지분의 13.7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100% 지분을 보유한 개인회사 케이큐브홀딩스를 통해서도 카카오 지분 11.21%를 갖고 있다. 이를 다 합치면 보유한 카카오 지분은 24.95%쯤 된다. 8일 종가 기준으로 10조997억원어치다. 기부하겠다는 ‘재산 절반’이 최소 5조원 이상인 셈이다. 국내 기부 역사상 최대 규모다.
기부 일정과 방법, 용처 등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 김 의장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용할지는 이제 고민을 시작한 단계”라면서 “카카오가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의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사람을 찾고 지원해 나갈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부 다짐은 공식적인 약속이 될 수 있도록 적절한 기부 서약도 추진 중”이라고 했다. 김 의장은 이달 안에 직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기부 방향과 방식을 논의할 계획이다.
김 의장은 자수성가한 ‘흙수저’ 출신 기업가다. 시골에서 농사를 짓다가 상경한 부모 슬하의 2남3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막노동과 목공일, 어머니는 식당일로 집안을 이끌었다. 어렸을 적 할머니를 포함한 여덟 식구는 단칸방에 모여 살았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서울대 산업공학과에 진학했다. 삼성SDS를 거쳐 1998년 국내 최초 온라인 게임 포털인 한게임을 창업하며 기업가로 첫발을 내디뎠다.
그는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혁명’에서 모바일 시대 도래를 감지했다. 김 의장은 새 회사 아이위랩(현 카카오)을 세웠고, 카카오톡을 ‘국민 메신저’로 키웠다. 카카오는 디지털 콘텐츠, 온라인 상거래, 모빌리티, 핀테크 등 카카오톡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2010년 3455억원을 기록했던 카카오의 매출은 지난해 4조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업계에선 추정하고 있다.
김 의장의 최근 관심사는 사회공헌이다. 그는 지난해 3월 카카오톡 출시 10주년을 맞아 전 직원에게 보낸 동영상에서 이렇게 말했다. “조금 더 사회 문제에 관심을 많이 갖고 더 적극적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려는, 어떤 방법을 찾아보고 싶습니다.”
카카오는 이날 전 직원에게도 자사주 10주씩을 나눠준다고 발표했다. 카카오는 9일 2020년 실적을 발표한다.
김주완/구민기 기자 kjwa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