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단일화' 풍경…與 "통합 추진" vs 김종인 눈치 보는 野후보들

입력 2021-02-08 10:54   수정 2021-02-08 10:55


오는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단일화가 정치권 화두로 떠올랐다. 그러나 단일화를 대하는 여당과 제1야당의 태도가 다소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범여권은 통합을 전제로 한 단일화까지 후보들 간 논의되기 시작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당 지도부 눈치를 보지 않으며 자신들의 소신을 밝히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 유력 주자들은 연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눈치를 보며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정봉주가 던진 '통합' 제안에 박영선·우상호 호응
박영선·우상호 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들은 연일 정봉주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가 던진 '통합' 제안에 화답의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우상호 예비후보와 정봉주 예비후보는 지난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협약식을 갖기도 했다.

두 예비후보는 "양당 당헌·당규에 따라 지도부 결정과 전 당원 투표를 통해 통합 절차를 추진한다는 원칙에 동의한다"며 "선거 전 민주당과 열린민주당 통합을 추진하되 어려울 경우 통합 선언을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박영선 예비후보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두 분의 만남이 보기 좋았다"며 "민주진영의 뿌리가 하나 되는 필승을 위한 길"이라고 화답했다. 이어 "민주진영이 하나가 되어 이번 서울시장 선거가 서울시 대전환의 획기적인 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지도부는 현재 이 같은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의 입장에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선거가 있을 경우 당의 행보는 지도부가 아닌 후보 중심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에 민주당과 열린민주당 간의 통합 작업 역시 급물살을 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연일 흘러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중진도 유력 주자도 김종인 눈치 보기만
제1야당은 사정이 전혀 다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연일 단일화를 요구하는 동안 유력 주자들은 연일 '김종인 눈치 보기'에만 골몰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경원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연일 안철수 대표와의 단일화와 관련해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와 관련해서는 '자신감 표출' 정도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오세훈 예비후보는 지난달 '조건부 출마 선언'을 했다가 김종인 위원장에게 뭇매를 맞기도 했다.


당내 중진들 역시 마찬가지다. 단일화에 대한 교통정리가 어느 정도 되기 전 김종인 위원장의 의중을 걱정하며 안철수 대표에 대한 말을 아꼈다는 것이 정치권의 후문이다. 이 같은 유력 주자들과 당내 중진들의 행보는 '여의도 차르(제정 러시아 황제_'라고도 불리는 김종인 위원장의 리더십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종인 위원장이 여의도 문법에서는 여전히 강경한 리더십을 보이다 보니 당내에서 눈치를 보는 이들이 많은 상황"이라며 "그러나 후보 중심이 아닌 비대위원장 중심으로 당이 돌아가는 모습은 선거 국면서 주도권을 빼앗기는 모습으로 결론 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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