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정부의 가동 중단 조치로 개성공단에서 강제로 내쫓긴 입주기업 열 곳 중 아홉 곳은 개성공단 재입주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는 8일 개성공단 입주기업 111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개성공단 가동중단 5주년 입주기업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향후 개성공단 재가동 시 재입주 의향에 대해서 `즉시 재이주 하겠다`는 기업은 38.7%로 조사됐다. `정부와 북측의 재개 조건에 따라 입주하겠다`는 기업은 53.2%로 재입주를 희망하는 기업은 91.9%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입주 시 애로사항은 ‘기계설비 등 보수비용(36.9%)`, ‘경협보험금 등 일시상환(35.9%)`, ‘경영안정 관련 법 제도 미비(15.5%)` 순으로 응답 기업이 많았다.
재입주에 따른 예상비용으로는 설비 유지보수 11억7000만원, 추가 투자금액 12억9000만원 등 총 24억6000만원을 예상했다.
남북경협 재개를 대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는 ‘정부 정책 결정에 대한 피해보상 근거 마련(45.9%)`이 꼽혔다. 향후 개성공단의 운영방식으로는 ‘해외기업 유치(58.6%)`를 가장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따른 개성공단 재개 전망에 대해 ‘북핵협상과 함께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응답한 기업이 45.9%, ‘장기적 관망이 필요’하다는 기업이 40.5%를 차지했다. ‘재개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기업은 9.0%, ‘가까운 시일 내 재개 가능하다’고 응답한 기업이 4.5%로 조사됐다.
입주기업을 위해 가장 조속히 이뤄져야 할 사항으로는 ‘설비점검 및 현황파악을 위한 방북(45.9%)`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경영안정을 위한 판로·자금지원(36.9%)`, ‘가동중단 관련 헌법소원 등 법률 판단(17.1%)` 등 순이었다.
응답 기업 중 2016년 가동중단 이후 현재까지 경영을 유지하는 기업은 99개로 나타났다. 서류상 기업을 유지 중인 휴면 기업은 11개, 폐업기업(미응답 기업 포함)은 5개로 확인됐다.
입주기업 76.6%은 2015년 대비 지난해 매출액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 중 매출액 50억원 이상 100억원 미만 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2015년 106억7000만원에서 지난해 66억원으로 38.1% 감소했다. 매출액 50억원 미만 기업의 경우 매출액이 평균 65억3000만원에서 15억6000만원으로 76.1% 줄었다.
가동중단 이후 기업 유지를 위한 노력으로는 ‘민간 내수판매 확대(79.3%)`가 가장 많이 꼽혔으며 ‘수출 또는 해외진출(36.9%)`, ‘방역용품 등 신규사업 진출(26.1%)`이 뒤를 이었다.
기업 유지 노력에 따른 주요 애로사항은 ‘부채누적에 따른 자금조달 곤란(38.7%)`, ‘판로 및 거래처 발굴(28.8%)`, ‘주요 경쟁국 대비 가격경쟁력 저하(19.8%)` 순으로 조사됐다.
정부 종합지원대책(2016~2017년) 종료 이후 지원 만족도에 대해 응답 기업 10곳 중 7곳 이상(71.2%)이 만족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만족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입주기업 지원 의지 부족(65.8%)`을 가장 많이 꼽았다.
문창섭 중기중앙회 부회장(전국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개성공단 폐쇄 결정에 따른 정부 지원이 진행됐다고 하지만 영업손실 등에 대한 피해보상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고 폐쇄 기간이 길어지면서 해외로 떠나거나 어려움을 견디지 못하고 폐업하는 기업이 늘고 있어 입주기업의 재기지원을 위한 추가지원과 보상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입주기업이 기업을 휴면상태로 유지하면서까지 개성공단 재입주를 희망하고 있는 만큼 개성공단 폐쇄 5주년인 올해에 정부가 개성공단 재개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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