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창업허브 우수기업 ?] 글로리엔텍, 탄소배출권 사업으로 개도국에 정수시스템 공급

입력 2021-02-08 14:09   수정 2021-02-08 14:09



[한경잡앤조이=이도희 기자] EU를 필두로 최근 바이든 미국 대통령까지 취임하면서, 세계의 온실가스 배출량에도 강력한 드라이브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글로리엔텍은 캄보디아, 미얀마, 방글라데시, 베트남, 에티오피아, 우간다 등 11개 국가의 70여개의 마을단위 정수시스템을 시공해 운영 및 관리하는 수처리 전문기업이다. 식수 공급 설비 설치에서 그치지 않고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을 새로운 사업모델로 추진해 개발도상국의 지속가능한 식수공급을 돕는다. CDM이란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 사업에 자본과 기술을 투자해 개도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고, 자국의 온실가스 감축 의무도 함께 해결하는 시스템이다.

글로리엔텍 CDM 사업의 시작은 방글라데시였다. 2017년 방글라데시 정부가 요청한 기후기술 지원사업(CTCN TA)을 수행한 게 출발점이었다. 방글라데시 식수 공급 사업을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등록하면 공급 식수량을 기반으로 탄소배출권이 발생하고 이를 기업에 판매해 얻은 수익으로 유지관리비를 확보해 식수 공급 체계를 지속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 글로리엔텍은 코이카(KOICA) CTS 사업의 지원을 받아 2020년 5월, UNFCCC에 사업을 최종 등록했다.

최근에는 국내 대기업들로부터 먼저 사업 제안도 들어온다. 특히 CDM 사업권을 가지고 다양한 개도국에 식수설비를 공급하고 지속적으로 운영·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한 곳이 글로리엔텍 외에는 많지 않다는 게 박순호(45) 대표의 설명이다. 글로리엔텍은 설비 설치 후 전담 관리자가 책임지고 설비 운영관리를 하는 글로리엔텍의 시스템으로 기업으로부터 신뢰를 끌어내고 있다.

또 개도국은 수원이 다른 만큼 수질도 천차만별이라 각각에 대한 맞춤 정수 설비를 갖추는 데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하다.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한 박 대표는 화학생물공학으로 박사과정까지 수료했다. 이후 수처리 엔지니어로만 20년을 근무했다. 창업 직전에는 직장에서 캄보디아와 미얀마 현지화 정수기술 개발 과정에 참여하면서 현장 감각까지 익혔다.

글로리엔텍은 2020년, 에쓰오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에쓰오일은 글로리엔텍과 함께 연간 1만 3000톤의 탄소배출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박 대표는 “에쓰오일과의 협업에는 서울창업허브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창업허브가 주최한 ‘에쓰오일 밋업(meet-up)’을 통해 투자금과 서울 마포 창업허브 입주 공간 내 에쓰오일 협력공간 기회도 얻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창업허브의 대기업 협력공간은 임대료가 무료다.

“또 서울창업허브로부터 ‘대기업 협력 프로그램 지원금’을 받아 방글라데시 현지 시장조사에 활용했습니다. CDM 사업은 현지 공무원과 주민들과의 교류가 핵심인데 코로나19로 현지의 컨트롤타워가 필요했고, 이 지원금 덕분에 현지 협력 기관 활용 비용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추가로 받는 ‘서울창업허브 우수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 프로그램’ 지원금으로는 현지 지사나 연락사무소도 설치할 예정입니다.”

박순호 대표는 글로리엔텍의 근본적인 운영 목적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깨끗한 물을 선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CDM 사업 하나에 대략 현지 주민 4만 명에게 깨끗한 물을 줄 수 있다”며 “올해는 16만명에게 깨끗한 물을 선물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설립일: 2016년 8월
주요사업: 개발도상국 마을단위 정수시스템 시공 및 운영관리
성과: 매출액 약 5억원(2020),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기후기술협력 기반조성 분야) 수상(2017)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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