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이 회사채 공모발행에 도전한다. 회사채 수요가 늘어난 기회를 이용해 미리 자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진칼은 최대 1500억원 규모 2년물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한진칼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BBB등급으로 정크본드보다 불과 두 등급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 때문이다. 자회사 대한항공과 진에어 등의 부진으로 연결기준 매출이 12조원대에서 4조원대로 폭락했다.
예년 같으면 회사채 공모는 성공 여부가 불투명했으나, 최근 채권 시장은 신용등급 BBB+ 등급인 두산인프라코어 회사채에 투자수요가 몰리는 등 온기가 돌고 있다. 주관사 KB증권과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오는 17일 수요예측을 실시할 예정이다.
한진칼도 지난해말 산업은행이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교환사채를 인수하는 등 정부 지원을 받아 안정을 찾고 있다. 주력 자회사 대한항공은 전 직원 순환 휴직을 실시하고 화물부문에 역량을 집중하는 등의 노력으로 영업이익 2383억원의 실적으로 기록했다. 이 밖에 기내식기판사업을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9817억원에 매각하고, 왕산레저개발과 칼리무진도 매각도 추진중이다. 그룹내 미국 윌셔그랜드센터지분과 대한항공의 서울 송현동부지 매각도 진행중이다.
하이일드펀드의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이 2023년까지 연장돼 이들 펀드의 참여가 예상된다.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이 크게 활기를 띠고 있어 자산운용사들이 적극적으로 한진칼 회사채 투자에 나설 전망이다. 저신용 등급을 포함한 회사채·기업어음(CP)을 사들이는 정부의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 역시 민간 수요가 저조할 경우 일부 회사채 인수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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